61. 소박한 골목

- 마요르카 골목 여행 -

by 임선영
Palma de Mallorca, Spain


잠에서 깨자마자 옥상으로 올라가서 하품을 잔뜩 했다. 어젯밤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바로 앞 바다.


고요하게만 보이는 아침, 조식을 먹는 동안 침울한 프랑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다 같이 조식을 먹던 사람들이 일제히 아직 모르냐며 되물었다. 비보. 잠자는 동안 프랑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흘렀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의문을 가지면서 다들 동의하는 건 이건 절대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들의 문제이지 종교로 연결 지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프랑스 소식에 스페인에 있는 나조차도 지인들의 걱정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이곳의 날씨는 맑고 사람들의 표정은 밝다.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지고 어딘가를 가야겠다고 마음먹으니 걸음이 빨라진다. 계획하지 않던 일상에서 계획을 하려니 하루가 짧게만 느껴졌다. 이제야 사람들이 왜 그렇게 바쁜지 알 것만 같다. 일단 여행 중이니 계획을 버려두고 해안선을 따라 걷기로 했다.


공원을 지나가는 길에 하늘 근처로 보이는 풍차에 눈이 멀어 계단을 오르자 호화로운 요트가 가득한 항구와 다르게 소박한 골목이 보인다.


그 옛날 마을의 규모가 이랬을까 싶을 정도로 옹기종기,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다. 문도, 나무도, 집도, 아담하고 문 밖으로 너도나도 빠져나온 화분들은 그 어떤 벽화보다도 예뻐 보였다.

해안선과 다시 만났다. 고급 요트와 고급 호텔 그곳에서 반짝이는 파란색 간판, 자전거를 5유로에 렌트해준다고 쓰여있다. 팔마 시내에서 자전거 렌트가 10유로 기본이고 주변에서도 3시간에 7유로 정도인데 하루 종일 빌리는데 5유로 란다. 하지만 시에스타에 딱 걸려서 아쉽게도 빌리지 못 했다. 아쉬운 대로 항구를 바라보며 앉아있다가 다시 팔마 시내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호스텔 주인이 키우는 고양이가 맞이해주는 저녁.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60. 구름 딱 두 덩이와 별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