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브리즈번 쉼 여행 -
@Brisbane, Australia
친구의 쉬는 날, 늦잠을 자고 슬그머니 일어나 냉장고에 넣어둔 재료들을 꺼내서 푸짐한 아침을 만들어먹고 브리즈번의 뜨거운 햇빛에 빨래를 널어두었다.
그리고 집 바로 뒤 편에 있는 수영장에 풍덩. 물도 맑고 하늘도 맑고 기분조차 맑다. 조용한 가운데 풍-덩 깊은 파장을 만들어내거나 한가로이 비누방울을 불었다. 입술이 파래질 때까지.
물기를 뚝뚝 흘리며 마당에 들어와 햇빛에 나를 말려놓는다. 바람이 불어오는 의자에 기대어 앉아 길어버린 손톱도 잘라내고 사과를 썰어두고 노래를 틀었다. 몸에 물기가 없다고 느껴질 때쯤 노곤함이 몰려온다.
해가 기울어져 재료도 구할 겸 장을 볼 겸 동네 산책을 나섰다. 시티에 나갈 때 혼자 걸었던 길을 친구와 함께 걸으니 더 풍성해 보이는 하늘이다. 이제는 맞지 않는 몸이지만 캥거루와 코알라 흔들의자에 끼워 맞춰본다. 마치 놀이터에서 놀던 그때처럼.
맥주를 사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김치찌개를 끓여먹고 스카프를 담요 삼아 소풍 분위기를 내며 맥주를 열었다. 스페인에서 데려온 전구들. 역시 힘들게 데려온 보람이 있다. 맥주가 열리는 순간, 속마음도 열려 모든 이야기가 터져 나왔다. 슬프지만 애써야 하지만 진심이므로. 잘 할 수 있을까보다 먼저 튀어나오는 한숨이지만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