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레저베이션
어디선가 오리발을 들고 나타난 제이.
내 발에서 장화를 벗기고 오리발을 신긴다.
뒤뚱뒤뚱 걸어 둘만의 조각배에 오르면
속이 투명한 바다가 부르는 소리.
이미 작살을 들고 세이렌을 따라가는 너와
오리발을 구르며 기다리는 나.
바다 안에서 우리는 말이 없다.
짙푸른 소실점이 되어 사라져버린 너.
바다의 고요와 속삭임이 동시에 사무칠 때
아무도 없는 파란 불안이 몸을 서늘하게 훑는다.
하늘과 바다 사이에 끼어
거대한 카리브 매트에 깔린 안데르센의 완두콩이 되어
아무도 찾아내지 못할 투명한 점이 될 때,
줄무늬를 입은 물고기가 해초를 두르고 지나간다.
마침내 저 아래 하얀 물거품을 만들며 돌아오는 제이,
그리고 작살에 가슴을 찔린 물고기 두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