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메아리
와우! 정말? 놀라운데! 굉장해! 멋진걸? 하는 식의 얼굴과 제스처는 사양한다.
스쳐가는 누군가를 위해 그러지 않아도 된다.
내일이면 기억도 나지 않을 빈 감탄사를 내뱉지 말자.
우린 각자 다른 곳에서 떠나왔고, 다른 생각을 하며 다른 곳을 향해 가고 있다가
이렇게 생 위의 긴 선에서 한 점으로 만났으니까.
지금 대단하게 느껴야 할 건 바로 그 사실 하나뿐이다.
말없이 있을 뿐이어도 서로의 마음에 부딪쳐 울리는 메아리가 있을 거라 믿는다.
바지를 대충 털고 가는 구겨진 네 엉덩이가 눈앞에서 멀어지는 걸 몇 초간 바라본다.
그 순간이 아주 의미 있다. 점이 흩어지고 있다.
만난 기억이 없는데, 만난 적 있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