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에 대한 소고

관점의 문제

by 이상민 NIRVANA

사회 전반에서 미투 운동이 환산되고 있다.
나는 이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생각도 없고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고 있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랄까, 우려스러운 점은,
프레임이 힘의 논리가 아닌 젠더로 잡혀간다는 것이다.
폭력은 강자가 약자에게 행해지는 그릇된 행위다.
사흘 전쯤이었나, 자기 페이스북 계정에
어떤 남자가 자신도 과거에 당했다며 글을 올렸는데
거기에 달린 댓글이 “남자가 뭘..”이란 논지였다.
그리고 그 댓글의 주인은 안타깝게도 여성이었다.
성폭력의 대상에는 비록 소수일지 모르나,
남성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한다.
남성이 여성에게, 남성이 남성에게,
여성이 남성에게, 여성이 남성에게.
폭력의 방향성은 결코 정해진 것이 없다.
남성 피해자가 소수여서 끼어들지 말라고 한다면
지금 미투 운동을 결코 나는 지지할 수 없다.
나는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이 운동을 바라봐야 한다고 본다.
이 시각에도 피해를 입었음에도 숨 죽여 사는 이들이 많다.
인간은 지성적인 생물인가?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인간의 야만성은 여전히 건재하다.
단지 감추고 얼마나 억누를 수 있느냐의 차이 일뿐이다.
폭력이라는 게 그렇다.
상대에게 빈틈이 보이면 여지없이 드러나는 성향.
그건 어느 행동학자의 주장처럼 인간이 지닌 수렵본능에 가깝다.
그래도 나는 아니라고 말하지 말라.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발부하지도 말고.
발언할 수 있는 자격을 타인이 함부로 정할 수는 없는 거다.
세상에 너무나 편협한 시각이 만연한 거 같아 안타깝다.
감히, 누가 누구에게 자격을 부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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