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아픈 이유는
참 이상하지.
그만큼 세월이 흘렀으면
이제 마모되어서
무뎌질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당신 심장엔 아직 모서리가 많아.
그래서 심장이 뛸 때마다 자꾸 그 모서리에 걸려
당신 안에서 상처가 나고 피가 흐르는 거야.
이쯤이면 아물지 않았을까 싶은데,
또 생채기가 나고, 여전히 아프고 쓰린 거야.
언제쯤 모서리가 닳아 없어질까.
언제쯤 감정에 무뎌질까.
언제쯤 안 아프게 될까.
그건 아무도 알 수 없어.
얼마나 많은 모서리가 있을지는
가슴을 열어서 확인해보기 전까지는 모르잖아.
참 힘들 일이야, 그치?
슬픔을 참고 버틴다는 것이.
참 미련한 거야.
세월에 맡기면 다 나아겠지, 하는 믿음을 갖는 건.
조금만 더 아파보자.
상처에 딱지가 앉아서 모서리에 긁혀도
더는 아프지 않게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