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천형(天刑)이다
누군가 절실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속살을 아무런 방비 없이
그대로 드러내고 살아간다.
그로 인해
무심코 건네는 친절에 얼굴을 붉히며
예고된 이별에도 목 놓아 울음을 터뜨려도.
너무나 바보 같은 일들을 수없이 반복하지만
찰나의 시간이나마
함께 할 수 있음을 허락한다면
그들은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을 한다.
기다림이 주는 행복이란
이러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자위하면서.
그런 어리석음을 비웃던 내가,
지금은 그들을 닮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