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슈퍼노바

by 임월

된장찌개 김이 느리게 피어오른다. 심야식당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샴페인 슈퍼노바가. 누군가의 허밍이 리암의 목소리를 덮는다.


별들은 죽어가면서 가장 아름답다던가. 저 하늘 어딘가에선 지금도 수천, 수만 개의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초신성, 편의점 맥주를 마시며 그려본다. 폭발하는 별빛 아래서 터지는 샴페인을.


송년회마다 건너뛰어온 샴페인. 결혼식의 건배는 늘 카스로 때웠고, 터지는 샴페인 마개 소리에는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서른둘의 목구멍으로 흘러들어 가는 건 여전히 편의점 맥주뿐이다.


체육관 뒤편 시멘트 계단. 땀 냄새가 배인 체육복 차림으로 친구의 MP3를 나눠 들었던 오후. 처음 들은 샴페인 슈퍼노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노래인데, 어디선가 들어본 것만 같았다. Where were you while we were gettin' high? 리암의 갈라진 목소리가 쏟아내는 질문. 그때 우리는 정말 어디에 있었을까. 매일 똑같은 급식을 먹고, 매일 똑같은 시간에 하교하던 우리가.


친구는 정말 알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정말 이상한 가사야, 샴페인이 하늘에서 터질 리 없다고." ... 하지만 텅 빈 놀이터 그네에 홀로 앉아본 적 있다면 알 거야. 삐걱거리는 쇳소리와 함께 밤하늘을 향해 발을 구르다 보면,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때로는 가장 가깝게 느껴진다는 걸.


심야식당 형광등 아래 무표정한 얼굴들이 늘어서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폭발하고 있다. 누구는 소주잔 속에서, 누구는 라면 국물 속에서, 또 누구는 휴대폰의 화면 속에서.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슈퍼노바를 품고 산다. 부서지기 직전의 저 별들처럼.


베란다로 나간다. 맥주캔을 비스듬히 들어 올린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 사이로 반짝이는 별들을 향해. 초신성에서 마지막 거품이 터진다.


이 도시 어디에선 지금도 누군가 처음으로 이 노래를 듣고 있을 것이다. 체육관 뒤편이든, 심야식당이든, 텅 빈 놀이터든. 우리는 모두 폭발을 기다리는 별들이다. 혹은 아직 터지지 않은 샴페인.


In a champagne supernova in the sky.


당신의 우주에서

또 하나의 별이 폭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