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장님

by 임월

준홍은 빛나는 사람이다.


크게 반짝이지 않아도 좋다.

작은 불빛이면 충분하다.

어둠 속에서 길을 찾게 하고,

곁에 선 이의 마음을 덥히면 된다.


스스로는 모른다.

웃음 하나,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내고 있다는 걸.



대영은 깊이 뿌리내린 사람이다.

바람에 흔들리다가도, 다시 곧게 선다.

꾸밈을 모르는 사람.

자리를 묵묵히 지켜내는 사람.


준홍의 빛을 흩뜨리지 않고 담을 수 있는 사람.

준홍조차 잊은 순간을 오래 품어두었다가,

다시 꺼내어 보여줄 수 있는 사람.



이 둘이 만나 서로를 비춘다.

빛과 그릇이 만나

온전해지고, 단단해진다.


앞으로 어떤 길을 걷든 상관없다.

그 길이 평안하기를.

마침내 천국으로 이어지기를.



단순한 바람 하나.


서로의 눈부심에 오래도록 눈이 멀기를.

세상의 어둠보다 먼저,

서로의 얼굴이 보이기를.


그렇게 두 사람이 만든 빛이

끝내 꺼지지 않고,

여기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전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