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주는 기분.

by 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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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이의 등교길을 함께 했다. 아이는 내가 보이지 않을만큼 높이 (아이의 학교는 경사길의 끝에 높이 위치해있다.) 올라가서 연신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다. 아이의 인사에 두팔을 크게 휘두르며 아이가 안 보일때까지 보고서야 뒤돌아선다.




밤사이 비가 내렸나보다. 땅은 촉촉한 습기를 그대로 머금고 있다. 나뭇잎이 떨어져 나뭇가지만 남은 나무들은 가련함을 강조한다. 사계 내내 지지 않는 나뭇잎들은 더 선명하다. 땅은 반사해주는 거울처럼 더 선명하게 풍경을 그려내게 돕는다. 딸이 평소에 줄넘기를 하고 자전거를 타는 공터 놀이터의 뒤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나무가 줄지어 서 있어서, 내가 앉아 있던 벤치는 나무 사이로 보일 뿐이다. 내 뒷모습은 어땠을까?



눈이 내린 곳도 있다고 한다. 눈이 오는 날은 보통의 겨울날들보다 아주 춥지 않은 것처럼, 눈대신 비가 내린 후의 날도 생각보다 춥지 않다. 조금 더 상쾌함이 더해지고 딱 기분 좋은 온도의 공기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아이가 올 즈음에는 조금 더 일찍 집을 나서야겠다.




어느 날인들 같은 하늘이 없는 것처럼 공기도 그렇다는 걸 이제야 안 산책초보가여서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창을 연신 내다본다.



연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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