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연주 Sep 10. 2018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 -
이현주 / 유유출판사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 - 이현주 / 유유출판사 : 네이버 블로그                                                                                                                                                                                                                                                                                                                                                                                                                                                                                                                                                                                                                                                                          

신간 예고가 나오자마자 주문 예약한 책이었다. 읽은 지 시간이 지났는데, 이제서야 책이야기를 블로그에 남기게 되다니.
이현주 작가님의 <읽는 삶 만드는 삶>을 읽고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시애틀의 서점이야기, 그것도 '동네 서점'이라니. 
우리와는 분명 다른 환경일거라는 생각이 강한데다가 막연한 동경심까지 이 책을 읽기 전의 호기심에 한 몫 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결국 이곳역시 책방. 독립 책방들의 상황은 우리와 아주 동떨어진 것만은 아니었고,
그들역시 거대한 자본의 흐름에 따른 '아마존'이 존재했기에 그들이라고 여기보다 더 나을 상황은 또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책방에 대한 자부심과 10년을 넘게 이어오는 지역 사람들과의 관계들이 지금 우리네와는 너무 다르게 느껴졌다.

'우리'라는 단어에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우리'나라이지만
(사실, 옛날 초등학교시절 학교에서 우리엄마, 우리 가족, 우리 친구 등을 배우면서 외국에는 없는 의미라는 것이 어릴 적 그 꼬마의 기억에도 꽤 충격적이었는지, 여전히 크게 내 의식에 존재한다)
어쩌면 더 개인적일 수도 있는 모습을 볼 땐 내가 진짜 알고 있는 우리네모습이 이런건가 싶기도 할 때가 많다.

지금 우리는, 동네 책방역시 책을 사랑하는 신념으로 시작하지만, 그 역시 10년 이상을 채우긴 아직은 힘든 것 같고.
물론, 지금 유명해져서 품절 상태가 잇따르고 이름만 대도 누구나 아는 곳도 있지만, 1퍼센트에 불과하지 않을까싶고 말이다.

마지막, 시애틀 미스터리 북숍의 폐업 전, 제이 비가 메일로 남긴 글은 가슴이 아려오게 하기도하고.
그가 말하는 마지막은, 그 이후의 일은 미스터리라고 하지만 한국에 사는 나로써는 박수를 보내며 뭐든 응원을 보내고 싶어져싸.

책방이, 책방을 하거나 찾는 이들만의 이야기에서 조금 더 확장되면 얼마나 좋을까싶다.









그러고보니 서점의 벽을 둘러가며 서 있는 책꽂이 가운데 가장자리에 있는 책꽂이는 높이와 모양이 조금씩 달랐다. 진열해야 할 책이 늘고 그럴때마다 책꽂이를 들였을 것이다. 때로는 즐거운 일이 때로는 버거운 일이 있어서 삶이 울퉁불퉁해지듯이 서점의 세월도 그렇게 흘러갔으리라.









이 문구는, 꽤나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서 나를 두드렸다. 어찌 좋은 일만 있을까. 또 어떻게 나쁜 일만 생기겠는가. 울퉁불퉁하면서 그래도 그렇게 살아가고 흔적을 남기고. 후에 또 웃으면서 추억하게 되는 것이고 그게 그 사람들을 둘러싸고 보여지는 것이겠지.









그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그 책을 팔아야 할 곳은 따로 있어. 나는 아니야.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전 스스로에 대한 긍지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봐요.









얼마나 많이 휘둘리며 살아오는지. <미움받을 용기>와 <자존감 수업>이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가 되는 걸 보면 이게 나만 그런건 아닌가보다. 스스로에 대한 긍지와 존중이 어디에서 오게 될지. 









책을 읽는 동안에는 내 삶에 거리를 둘 수 있었고 그제야 타인과 세상이, 무엇보다 내가 더 잘 보였다. 삶에 완전히 매몰되지 않고 그 너머를 보려는 노력과 삶을 더 잘 살기 위함, 그게 바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임을 깨달았다. 이런 이유가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소예 책방을 준비하고, 엄마들을 책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가 이 길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굳이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하려는 그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고 용기, 신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분명한 것은.
뭔들. 그것이 모두 무엇이든지간에 나는 그 안에서 행복을 발견하게 될 거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나처럼 삶에 거리를 두고싶거나 타인과 세상을 무엇보다 자신을 들여다보려는 이들이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고.
                                                    

























작가의 이전글 다온이 읽은 책 / 박완서의 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