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변화를 만나야 하는 시절

이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by 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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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교복을 2벌받아야 하는데 시간이 어중간해져서 잠시 카페에 들렀어요. 읽어야 할 책을 두고, 노트도 두고 따뜻한 베이글과 커피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늘 먹던 아메리카노가 아닌 카푸치노를 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 번쯤은 새로운 걸 먹어보자며 주문 버튼을 눌렀죠.


시나몬 향이 커피를 마시기 전부터 훅 들어옵니다. 좋더군요. 저는 늘 가던 길만 고집하고, 가던 식당과 장소를 고집하던 저는 새로운 곳을 가게 되면 한참을 앞서서 그 장소의 지도를 수십 번을 살펴봅니다. 새로움에서 오는 낯섦에 대한 불편함이 여태 존재하는 것이죠. 그래서 새로운 음식을 먹는 날도 자주 있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스스로 그 익숙함을 조금 벗어나고 싶었어요. 겨우 커피 한 잔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저에게는 아주 크거든요.


카푸치노는 한두 번 먹어볼까 말까 한 커피였어요. 먹기 전에 시나몬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고 커피의 너무 달지도 너무 쓰지도 않은 맛이 느껴졌어요. 그게 한 잔을 모두 비울 때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좋았습니다. 지극히 안정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조금씩 변화도 받아들여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제 아이들도 그러하겠지요. 유년의 저는 새 학년이 되는 것이 정말 싫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봄방학이 있었고, 방학이 다시 끝나야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었는데 핸드폰도, 삐삐도 없었고 학원도 거의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와 같은 반이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절친'의 개념이 그리 크지 않고 두루 어울렸던 것 같아요. 그 불안감을 이기는 방법으로 제가 생각해낸 것은 새 학년 첫날이 되면 늘 가장 먼저 교실에 들어가 가장 앞에 앉아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키가 작았기 때문에 어차피 맨 앞에 앉는 것은 불문율이었거든요. 그리고 문이 열리고 아이들이 들어올 때마다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흘끗거리며 아이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같은 반이었던 친구나 친한 친구가 들어오면 너무 반가워서 그 날로 그 한 해의 내 생활은 모두 좋을 것 같았답니다. 그래도 내심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될 때 지금의 아이들이 느끼는 부담감보다는 나의 성장이 내심 뿌듯해서 기분이 좋은 감정으로 학교 교문을 들어서곤 했습니다.


아이들은 또 새 학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마냥 놀고만 싶을 아이들의 마음도 이해되어서 아이들의 투정 섞인 말에 웃으며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새롭게 많이 만나고 좋은 일도 많이 생길 거라고 말하곤 합니다. 사실 아이들 나름의 힘든 순간도 많겠지만요. 그럼에도 결국 버려져야 하는 경험보다 돌이켜 생각할 때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경험이 더 많을 것입니다.


저도 여전히 새로운 순간을 많이 만나고 있고, 걱정과 두려움보다는 용기 내어 보는 사람이 되어 보려고 합니다.


내일부터는 날이 따뜻해질 거라고 하네요. 모두에게 봄날이 그렇게 따뜻하길 바랍니다.


2026.02.24


추신. 장기 도서관 모집은 당일 오전에 마감이 되었다고 합니다. 학년이 학년인지라 걱정하였는데,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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