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오스틴의 말들>
"제인은 당대의 여성들이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선택하던 사회 분위기에 반기를 들었고,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물론 현실적인 이유로 청혼을 승낙한 적이 있지만, 하루만에 파혼한다. 어쩌면 첫사랑 토마스 르프로이 만큼 열렬히 사랑한 남자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다. 영화 "비커밍 제인"에서는 중년의 제인이 토마스를 다시 만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제인은 그를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 <제인 오스틴과 19세기 여성 시집> 중에서
"그러나 톰은 장래를 생각해야했고 자기에게 유리한 결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제인은 가진 재산이 없었다. 제인이 그에게 빠진 순간, 그는 그녀의 인생에서 사라졌다. 제인은 작품에 전념했다. 1796년 10월, 그녀는 <첫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나중에 <오만과 편견>이 되엇다. 그녀는 이 원고를 일 년도 안 되어 완성한 후, 다시 <이성과 감성>을 재구성하고 수정했다."
-<제인 오스텐, 일러스트 전기>
그녀의 많은 작품들에 빠지지 않는 이야기는 친자매의 이야기와, 사랑, 결혼에 대한 내용이었죠. 많은 이들은 그런 이유로 그녀의 소설이 대부분 비슷비슷하게 흘러가고 특별한 변화는 찾기 힘들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영국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작가임은 틀림없죠.
제인 오스틴(1775~1817)은 영국 소설의 ‘위대한 전통’을 창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별력과 감수성』(1811), 『오만과 편견』(1813), 『맨스필드 파크』(1814), 『에마』(1815), 『설득』(1817), 『노생거 사원』(1817), 이 여섯 편의 소설로 2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전 세계의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작가다.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 전쟁, 영국과 프랑스와의 빈번한 전쟁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격변기에, 한적한 시골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연애와 결혼을 그린 오스틴의 소설은 역사의식과 사회 인식이 결핍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오스틴이 개인의 일상생활을 중심으로 한 소우주를 그려낸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보다도 세밀한 관찰력과 날카로운 비판적 시선으로 당대의 물질 지향적인 세태와 허위의식을 풍자하면서 도덕의식을 예리하게 탐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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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4년에 그녀에게 조언을 요청한 조카딸에게 “애정 없이 결혼하기보다는 무엇이든 다른 것을 택하고 견뎌야 한다”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보아, 그녀의 파혼은 물질적 풍요와 유복함보다는 애정에 의한 결합을 옹호하는 신념의 소산이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제인 오스틴 (해외저자사전, 2014. 5.)
그녀 스스로도 가장 사랑한 여주인공 엘리자베스가 등장한 <오만과 편견>은 영화로도 제작되면서 지금까지도 다른 그녀의 어떤 작품들보다 더 많이 알려지고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역시 <제인 오스틴의 말들>에서도, 초반의 사랑과 결혼에 대한 부분의 발췌본들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정도고요.
"저는 줄곧 시가 사랑의 양식이라고 믿어왔는데요."
다아시가 말했다.
"아름답고 견고하고 건강한 사랑이라면 그렇겠죠. 이미 강한 사랑은 어떤 것에서도 양분을 취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가볍고 미약한 애정 같은 건 한 편의 훌륭한 소네트로도 완전히 굶어 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오만과 편견>
사랑을 했고, 그것이 쓰라린 경험으로 다가왔던 그녀로서는 소설로 이야기하는 많은 여자 주인공들의 말에서 그녀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그녀의 조카를 향한 편지에서도 사랑이나 결혼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내기도 했다는군요.
그리고, 제가 <제인오스틴의 말들>중에서 여러 번 밑줄 친 부분을 아래 옮겨 적어 봅니다.
그녀의 사랑에 대한 수많은 표현들, 생각들이나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달콤한 대화들도 내내 기억에 남지만요.
"나로서는 마흔 살이나 쉰 살이 된다고 해서 스물한 살 때보다 할 일이 줄어든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아. 난 말이지, 그때가 돼도 여자가 손과 정신을 사용해서 통상적으로 하는 일들을 지금하고 똑같이 할 수 있을 거야. 어떤 변화가 있다고 해도 지금과 크게 달라지진 않을 거라고. 가령 그림을 덜 그리게 되면 책을 더 읽으면 되는 거야. 음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 카펫 짜는 일을 하면 돼."
-<에마>
그녀가 결혼을 하지 않았고 평생 소설에 매진하고,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던 자신의 모습을 조금 나타낸 부분이었겠죠.
이 부분을 읽고 한참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지내오던 많은 삶 속에서 '우연주'로써의 삶이나 여자, 여인, 아내, 엄마로써의 수많은 삶이 얽히고 얽혀서 지금 나는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하는. 너무나 많은 의무를 넘어서서 공허한 뭔가를 향해서만 지냈던 시간도 있었겠지요. 이제 조금 있으면, 마흔이 다가오는 지금에 더 젊은 시절부터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고 의지대로 행동하는 빛나는 사람들을 많이 바라봅니다. 너무나 빛나서 저의 반짝거림은 너무나 작게 느껴지곤 하죠. 하지만 이제는, 어떤 변화가 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옳은 일이고 내가 나일 수 있는 일을 향해가는 것만은 포기하지 말아야 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보게 됩니다.
소예책방의 온라인 독서모임 [함연:문학} - 7월 이야기에서 함께 읽는 <제인오스틴의 말들> 을 다시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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