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글
나의 방문을 열면
너가 상상하지 못했던 우주가 펼쳐질 거야.
거기엔 뜨거운 화산도 있고
깊이를 모르는 호수도 있어.
낡은 책장도 있고
반짝이는 거울도 있어.
호수 안에 물고기가 있는지는 나도 잘 몰라.
하지만 그 위에 단단한 나뭇배가 있는 건 알고 있지.
너는 그 나뭇배를 타도 돼.
노를 젓는게 힘들다면 도와줄 수 있어.
이따금씩 하늘을 올려다 봐.
아주 새까만 하늘일 수도, 혹은 별이 가득할 수도 있어.
마음이 가라앉을 때는 소나기가 내릴 수도 있지만
그 뒤에 예쁜 무지개가 필 수도 있어.
하지만 언제든 이 여정을 그만하고 싶다면
나를 보며 말해 줘.
어떤 이유에서든 나는 너를 이해할 테니까
그러니까 꼭 말해 줘.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그만하고 싶은 거라고.
호두껍질 속 우주.
단단한 듯 쉽게 부서지는 나의 내면을 너에게 보여준다면
너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의 밑바닥까지 다 보여줬을 때도
너는 나를 향해 웃고 있을까.
이 글은, 그 걱정을 담은 동시에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담고 있어요.
당신이 무엇을 선택하던 나에게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