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감정의 분기점

챕터 3 - 사랑의 정의

by 여우씨

고백은 보통 확신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스스로 고백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나는 소위 말하는 '고백공격'을 했었고 전부 실패했었다. 친구도, 애인도 아닌 묘한 기류의 사이에서 저울질하다가 마침내 타이밍에 맞춰서 하는 것이 고백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도 그럴게 나는 매일 나 혼자만의 상상으로 감정을 키워나갔지만 상대방은 현실적으로 그다지 큰 교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었다. 뭣도 모르는 나만 혼자 앞서갔을 뿐.


[너한테 호감이 있어, 이성적으로.]


그 말을 뱉고나서 나는 또 뒤늦은 후회를 했다. 이러지 않기로 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멀어질 것 같아서, 더 이상의 교류가 없을까봐 급한 맘에 불을 질러버렸다. 사실 그보다 더 큰 건 질투심이었다. 다른 이성과 교류하고 있을 너를 생각하니 복장이 터졌거든.






감정의 분기점은 생각보다 따르게 다가왔다. 너가 없으면 안될 것 같고, 너같은 사람은 다신 없을 것 같고, 너를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서. 그래서 저지른 일이었지만 불은 생각보다 쉽게 번지지 않았다. 분명 너가 아니면 안될 것 같았는데, 시원하게 저지르고 다시 나의 일상에 익숙해지니 너가 아니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앞에선 한없이 초라하고 부족한 사람이었는데 이젠 그런 생각을 덜하게 되었다. 그건 참 신기한 감정이었다.


이제 막 타오르던 장작불은 거센 불길에 주변의 모든 것을 태워버렸지만, 한츰 잠잠해진 불길은 오히려 잔잔한 촛불처럼 주변을 밝혔다. 롤러코스터를 타던 감정이 점차 무뎌졌고, 나는 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되었다. 처음 호감을 가졌을 때와는 너무도 달라진 감정. 이건 결코 너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감정이 안정화가 되어서겠지.


나는 이제 너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않는다. 데이트를 졸라대지도, 낯간지러운 소리를 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지내다보면 무뎌지고, 무뎌지다 보면 예전같은 감정은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이젠 선을 넘기엔 애매해져버린, 누구나 다 겪는 그런 친구 사이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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