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판 멀티버스
2022/08/07(일) 19:00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13열
160분(인터미션 20분)
120,000원(재관람할인)
아이다 김수하
암네리스 민경아
라다메스 최재림
조세르 박성환
메렙 유승엽
파라오 김선동
아모나스로 오세준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 세상 모든 얘긴
인간의 운명과 같은
애절한 사랑 얘기
수미상관의 아이다. 극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같다.
그리고 내 자리도 수미상관 13열-1열-1열-1열-13열 :)
심지어 번호까지 똑같은 자리에서 본 아이다 막공, 아니 우주 총 막공
첫날엔 왜 그렇게 즐기지 못했을까..?
무대, 조명, 그림자, 동선- 이렇게 한 번에 보이는 곳인데, 무대 밝으면 표정도 보이는데..
1열도 좋았겠지만, 이 훌륭한 무대를 마지막으로 온전히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심지어 음향도 환상적이었다.
뒤에서 보지 않았으면
한눈에 담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듯한 조명과 무대와 연출
장면마다 배우와 스토리에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무대에 진심을 담은 것이 느껴져
이 훌륭한 연출과 무대를 넋을 놓고 봤다.
아이다가 최고인 이유는,
아이다엔 조연도, 앙상블도 없다.
그냥 모두가 주연인 작품.
‘아이다 앙상블은 최고의 댄서들만 들어간다’는 시원 조세르 님의 인사처럼, 언제나처럼 오늘도 최고였던 갓상블- 1막 로브부터 계속 우시던데, 마지막인 만큼 후회 없이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으신 듯 영혼을 쏟아부으신 것 같았다.
라닮-암네의 결혼을 발표하는 연회 후 라다메스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아이다가 '아이다'인 모습을 유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공주 노릇'하는 암네리스와의 대화.
아이다: “힘들겠네요.”
암네리스: “결혼식 준비?”
아이다: “공주 노릇이요.”
암네리스: “다들 여신을 원하지만, 난 그냥..”
아이다: “인간이죠”
마지막에 인간이죠-라고 말하는 솨이다의 대사에 굥네리스의 눈물이 왈칵 터져버렸다.
다른 위치에서 다른 삶을 사는
두 '소녀' 또는 두 '공주'의 대화지만,
하지만 한 인간, 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봐주는 라닮과 암네리스, 아이다의 엇갈린 운명의 시작이라서, 참 좋아하는 장면이다.
거기에 적당히 또라이스럽고 완벽하게 사랑스럽고 지나치게 매력적인 굥네리스를 볼 수 있다는 건 진심으로 행복하다.
그저 ‘나’이고 싶은 순수한 소녀들인데, 누구는 민족과 나라를 위해 누더기 예복을 걸치고, 누구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베일을 쓴다.
진실한 사랑을 꿈꿨고, 솔직해서 더 인간적인 아이디와 암네리스였기에 더 아프지 않을까-
누비아를 위해 자신의 마음을 접고 라다메스를 잊기로 한 아이다의 옷은 검은색이지만,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마음에 치마 끝은 여전히 핑크다. (아랴 사진에서 가운데 서 계신 공주님 의상)
사랑하는 남자와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 건 암네리스
절망에 빠진 모습이 진짜 표정에 절실히 드러난다. 근데 너무 울어.. 웨딩드레스 입는데 계속 울고 재판장에서도 계속 입술 깨물면서 대사를 이어간다. "아이다가 전부"라고 말하는 남자와 또 "당신은 그 사람 사랑하니 살려달라"라고 말하는 여자.. 라다메스를 살려달라고 아이다가 “당신 그를 사랑하잖아”라고 소리칠 때는 개인적으로 참 어이가 없음 ㅋㅋ
바로 그 장면에서 오늘따라 굥네리스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 울자 아이다가 암네리스의 볼을 감싸며 눈물을 닦아줬다.
친구로 너무 좋아하는 아이다와 남자로 사랑하는 라다메스를 칠 수밖에 없는 암네리스는 "사랑하는 사람이 한 명도 남지 않았다"라고 말하지만, 마지막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허락한 진정 큰 사람..
항상 암네리스에 과몰입해서 도대체 얘네들은 왜케 이기적일까 생각했지만,
오늘은 암네를 보면 암네대로 오열, 둘을 봐도 또 슬퍼서 질질...
무덤에 갇힌 아이다와 라다메스를 보면 우주멋쟁이 닥스 오빠가 레이첼에게 했던 고백이 생각난다.
“I love you in every universe.”
이집트판 멀티버스...
김수하 배우님, 민경아 배우님,
아이다에 와주셔서 감사
뽑아주신 신시도 무한 감사
솨이다와 굥네를 못 만났다는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을 만큼, 너무너무 멋있었다.
그리고 어떤 사유에서든
신입 막냉이 페어가 막공이었다는 점도 참 좋았다.
뮤지컬도, 연극도 신시❤️
이 여정도, 이 얘기도
이젠 모두 끝났네
연인들의 위대한 사랑
끝이 없이 영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