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달려라 달려라 정순
2022/09/20(화) 19:30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OP 2열
150분(인터미션 20분)
88,0000원(조예할)
독고정순 조정은
서산 양희준
서남식 구청장 이갑선
보험왕 허순미
육기자 이경수
관리인 장격수
외로워 눈물 나면 달릴 거야 바람처럼
달려라 달려라 달려라 정순
올해 관극한 연뮤 작품 중
남은 게 배우뿐이었던 세 번째 작품.
서사 빈틈과 빌드업에서 빠진 논리를
순간 잊게 할 만큼 완벽했던 연기와 노래였다.
가끔 오글거리는 설정과 대사는 흐린 눈이 필요하지만
정말 물 샐 틈도 없이 완벽했던 호흡과 연기였다.
(아 근데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갑분수수께끼... 감동 홀라당 다 깨버림..)
삶의 희망이 없는 두 명이 살고 싶어 하는 이야기
...라고 결론을 내기로 했다.
다른 얘기들이 참 많았지만,
어찌 됐든 삶의 상처를 갖고 사는 두 명이 서로를 만나 위로받고.. 네...
빌드업이 다소 부족하고 개연성도 약간은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사족을 붙이는 것보다는
살고 싶었지만 희망이 없었던 두 사람이 살아 내는 이야기-라고 일단은 결론 지어본다.
고독사(孤獨死):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는 것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고령으로 자연사하시는 분들 뿐 아니라, 자살, 돌연사, 집안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신다. 생각보다 고독사가 많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주변에 어렵고 외롭게 사시는 분들을 돌아보고 보살펴드리는 것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이 작품은 고독사에 관해 얘기하고는 있지만, 혼자 떠나보낸 엄마에 대한 미안함보다는 나도 엄마처럼 외롭게 죽을까 봐 두렵다는 정순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어찌 보면 당연한 두려움이지만서도-)
거기에,
자신을 돌볼 여유조차 없이 혼자 죽은 사람이.. 가족에 소홀했던 사람들, 심지어는 가정 폭력의 여지도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죽었는데 가족들이 사체를 찾아가지 않는 모습을 유족의 잘못처럼 그리는 것도 좀 이상하다.
그리고 정치 인생 망친다고 구청장이 한낱 공무원을 공격하고 기자가 날뛰는 상황 역시 어색하게 느껴졌다. 실로 어마어마한 공무원 독고정순 님.
서산 씨의 서사는.. 모르겠다.
그래서 뭐지? 얘는 뭐가 문제일까? 에서 그의 서사는 멈춰버렸다.
그리고 독고가 서산에게 보여줬던 일기장.
언니의 일기장이라고 하는데 이건 또 뭐였는지 너무 궁금하다.
쉽지 않은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내 생각할 점을 제시한 것도 참 좋고,
강제 효녀행 부모님 생각하게 해 준 점도 참 좋아서,
올드한 무대와 연출, 대본을 좀 더 수정해서 온다면 더욱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덧.
서남식 구청장 잘생겼다는 거에 세뇌될 뻔
잘생겨 보이는 매직이 일어나게 만드는 뭔가가 있음.
덧2.
캐보 옆으로 보이는 동그란 가로등이 보름달 같아서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