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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 Apr 30. 2023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100년의 힛트가요 뮤지컬

공연 기록

2022/10/20(목) 19:30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B구역 1열

150분(인터미션 15분)

44,000원(타임세일)





사랑이 있었다. 노래가 있었다.


100년의 힛트가요 뮤지컬! (극 중 부르는 넘버는 글 제일 마지막에)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함께 얘기할 사람이 있으면 더욱 좋은 극이다.

그래서 극을 보고 나면 친구랑 따뜻한 국밥에 소주 한 잔 하며 추억팔이 하고 싶은 딱 그런 느낌이 든다.


부모님 모시고 온 자녀들, 손잡고 찾은 노부부 등 예상대로 연령대는 상당히 높았다.

(근데 1열은 전부 컷콜 찍으러 온 카메라 든 젊은 층이란 게 아이러니했다. 물론 난 그냥 앞열 중독)


참 좋은 우리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큰 매력이지만, 제일 인상 깊었던 점은 주연-조연-앙상블이 나눠진 것이 아니라 (물론 주연급의 배역이 있긴 함) 모든 배우님들의 극 중 이름이 있으며, 각자 단독으로 부르는 곡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출연하시는 모든 배우님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아쉬운 후기 주의/


내용이나 연기가 어르신들이 웃으면서 보기엔 좋을 것 같았는데..


원래 극의 의도가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연기가 너무 인위적이다.

나에겐 거의 유머 1번지 수준이었고, 완전 개콘 초기의 슬랩스틱과 콩트, 과장 연기가 주를 이룬 듯했다.

너무 오글거려서 1막 대부분은 두 주먹 꽉 쥐고 본 듯..


그리고 메들리에 스토리를 억지로 붙인 느낌이었달까-


한국의 100년 근현대사를 쭉 훑으며 중간중간에 비슷한 주제의 노래를 부르는데,

워낙 양이 방대하다 보니 가끔 "너무" 뜬금없는 화면 전환과 '응..? 이 노래..?' 할 때도 꽤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제일 별로였던 점은, 배우님들의 연령대다.

1막에 부르는 노래들이 가진 그 감정을 소화를 못한다. 기술도 없다..


이미자, 심수봉 선생님 등 그런 분들의 노래를 들으면 노래에 실리는 그 감정이 함께 느껴져서 오는 감동이 매우 큰데, 옛날 가요의 그 감성과 기술이 하나도 없이 얼추 따라 하듯 부르는 형태라 1막은 사실 버티기가 어려웠다.


그런 차원에서 2막이 좀 더 나았다. 현대로 올수록 목소리나 감정이 더 잘 어울리는 듯했으니 ㅜㅜ 

그렇다고 노래를 막 와- 잘한다가 없어서 더 실망, 노래를 심지어 못하시는 분도 계셔서 더더 실망ㅜㅜ 


이런 상황에 기름 붓는 음향까지- 노래방보다 안 좋았던 느낌이다. 


마음이 여러모로 너무 복잡했지만, 춤은 또 킹받게 너어어어무 잘 추신다.. 노래 다 이겨먹음.....




극에서 훑는 우리의 역사는 이렇다.

일제강점기, 6.25 전쟁, 70년대 산업화(ft. 해외 인력파견, 봉제 공장), 8,90년대의 격정기 그리고 2000년대 초반까지


6.25 전쟁 후 60-70년대 산업화를 다룰 땐, 1960년대 평화시장의 봉제 공장에서 일하며 노동자 권리를 위해 노력하다 세상을 떠난 전태일 열사가 생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역사성은 전혀 없었다.

80-90년대의 학생 운동을 보면서도 '아 맞아 어렸을 때 학교 앞에서 대학생들 시위로 최루탄 냄새가 났었지-' 정도를 떠올릴 뿐이지 극 안에서 '진짜 역사'를 다루지는 않는다. 연출가님 역시 역사성보다는 사랑을 의도하셨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에겐 그냥 노래'' 들으러 간다면 좋은 극 같았다.

진짜 메시지나 교훈은 없고 근현대사 노래책 보는 기분.


배우들의 연기나 노래가 생각보다 별로여서, 그 세대가 느낀 감정들을 나누기에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좋았다!

특히 2막은 노래 선곡이 고문 수준.


아니.......

아파트로 시작해서 (으쌰라으쌰 안 하는 건 반칙 아니냐고요..)

어젯밤이야기 (손으로 무한 안무ㅜㅜ 아 이걸 그냥 앉아서 보다니 ㅜㅜㅜㅜ)


그리고 "와, 허니, 챔피언" 메들리를 하는데 가만히 앉아서 그냥 들으라고요...? 씽어롱도 아닌데..?

진심 이건 반칙입니다. 심지어 배우님도 너무 신나니까 뛰어!!!!하는데, 어찌 뛰어요!!! ㅜㅜ 뛰고 싶다고요 나도...


적어도 소방차-나미 구간이랑 저 3곡 할 때는 일어나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진심..


그리고.. 새삼 느꼈다.

좋은 노래가 너무 많다.

하- 특히 녹턴 오랜만에 들으니 진짜 심장 떨림


열정의 커튼콜1


열정의 커튼콜2




넘버 (가수만 기재)


[1막]

00 낙화유수 (이정숙)

01 백만송이 장미 (심수봉)

02 목포의 눈물 (이난영)

03 빈대떡 신사 (한복남)

04 다방의 푸른 꿈 (이난영)

05 이별곡 (안옥경)

06 독립군가

07 사의 찬미 (윤심덕)

08 낭랑 18세 (백난아)

09 청포도 사랑 (도미)

10 굳세어라 금순아 (현인)

11 봄날은 간다 (백설희)

12 닐니리 맘보 (김정애)

13 초우 (패티김)

14 빨간 구두의 아가씨 (남일해)

15 노란 샤쓰의 사나이 (한명숙)

16 서울 야곡 (현인)

17 맨 처음 고백 (송창식)

18 님과 함께 (남진)

19 웨딩케이크 (트윈 폴리오)

20 당신은 모르실 거야 (혜은이)

21 님은 먼 곳에 (김추자)


[2막]

22 아파트 (윤수일)

23 사계 (노래를 찾는 사람들)

24 청춘 (산울림)

25 어젯밤 이야기 (소방차)

26 빙글빙글 (나미)

27 춘천 가는 기차 (김현철)

28 취중진담 (전람회)

29 달의 몰락 (김현철)

30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유재하)

31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김광석)

32 낭만에 대하여 (최백호)

33 IN TO THE ARENA (신해철)

34 와 (이정현)

35 허니 (박진영)

36 챔피언 (싸이)

37 언젠가는 (이상은)

38 너의 의미 (아이유)

39 녹턴 (이은미)

40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이선희)

41 걱정 말아요 그대 (전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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