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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 Apr 30. 2023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2)

너희와 함께 하려면 노력해야지 달라진 날 볼 수 있게

공연기록

2022/10/16(일) 14:00

샤롯데씨어터

B구역 1열

175분(인터미션 20분)

120,000원(재관람할인)


다웃파이어/다니엘 양준모

미란다 신영숙

스튜어트 김산호

완다 김나윤

프랭크 육현욱

안드레 이경욱

리디아 김태희

크리스 유석현

나탈리 김가온

미스터 졸리 원종환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1) 후기


악역 없고, 사람 안 죽고, 무대의 배우나 연주하는 사람이나 그걸 보는 관객이 모두 행복하며, 극 자체로 여운이 남는 참 그런 따뜻한 작품.



이 분은 그러시진 않으셨어요.
온갖 사고는 다 쳤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어서 그러신 거였잖아요.


아빠가 한 일은 아직도 화가 나지만,
왜 그랬는지는 엄마도 너처럼 잘 알거든. 그건..
...
우릴 사랑하니까


뮤지컬 <썸씽로튼>에서 닉은 잘해주고 싶어서, 너무 사랑해서, 좋은 것을 주고 싶어서- 성공해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앞뒤 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오믈릿>을 밀어붙였다.


다니엘도 너무 함께 하고 싶어서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였다. 누가 보아도 양다니엘은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하는 모습을 처절하게 진심으로 표현한다.. 매번.. 눈물콧물땀범벅으로...


그래서 내 원탑, 눈물과 웃음 감동이 넘쳐나는 양파파 회차.

따뜻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좋아하신다고 하셨던 것처럼, 다니엘의 인간적인 성장을 가볍지도 또 무겁지도 않게 표현하며, 극이 너무 가볍지 않도록 꽉 잡아주는 배우님 연기에 오늘도 땅을 치며 감동받는다. 그냥 막 웃기다가도, 내가 찾는 무게와 감동은 양파파만 줄 수 있다는 것을 또 깨달았다.

양준모라 쓰고 신이라 읽는다.

그는 신인가 천재인가.


한 인터뷰에 양파파가 그러셨다.


가족을 너무 사랑하지만 이혼을 겪는 다니엘을 연기하면서, 결국 배우고 뉘우치고 가족을 위한 사랑을 깨달아가는- 그 다니엘의 본질적인 부분, 인간적으로 보여주고 싶으셨다고 하셨다.


코믹 연기도 코믹 연기지만, 이래서 양파파 회차를 보면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이 느껴지는 것 같다.

너무 울다 나와서 코 주변이 찡하다. 근데 가족끼리 너무 사랑해서 흘리는 눈물이라, 되려 기분 좋아지는 그런 느낌 :) 참 좋은 작품이다. 




어렸을 때 영화 보면서 잘 공감하지 못했던 미란다.

그땐 그냥 나쁜(? 엄마라고만 생각했는데..


나도 나이를 먹고, 회사도 다니고, 아이들 키우며 사는 친구들을 보면서

(+ 워킹맘이었던 엄마 생각도)

다니엘이 말한 것처럼, 미란다는 용감한 결정을 한-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양파파&신미란다

그런 미란다에 완벽 적응한 우리 마마님, 신미란다 (양신케미 미쳤다)


왜 양&신일 때 이렇게 좋을까, 더 감동일까 싶었는데..


양파파의 내공을 볼 수 있는 넘버 "I want to be there"(1차 법정씬 + 아빠집 첫 방문)과 "As long as there is love" 중 마마님 부분을 보면서 어렴풋이 깨달았다.


양파파가 공연 초반보다 더 까분다는(?), 더 애 같이 장난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애들 앞에서는 막 웃긴 표정 짓다가 뒤돌아선 눈물 흘리는 다니엘의 모습이 더 자주 보였다.

아이들의 웃는 모습이 최고인, 평생 웃게 해 주고픈,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아이들을 위해 밝아진 바보 아빠의 모습이 절실히 보여주는 듯했다.


브웨 버전의 넘버를 들어보면 미란다도 재밌고 흥이 많은 사람 같은데, 다니엘이 항상 재미만 추구하니 자신은 어쩔 수 없이 현실적이 되고 얼음 마녀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근데 신미란다는 그런 부분을 너무 잘 표현한다. 누구보다 밝고 흥도 많고 웃음과 사랑이 넘치는데, 많이 지치고 우울해져 웃음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양&신은 궁극적으로 원하는 모습이 같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도 끔찍하지만 생각하는 사랑의 표현이 달라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부부라서- 양&신 회차엔 더 뭉클해지고, 그래서 나중에 서로에게 위로받는 결말이 더 감동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혼 가정의 아이들을 보면 본인이 생각하기에 더 상처받았다고 느낀 쪽의 편을 들던데 태희리디아는 엄마와 자신에게 상처 준 아빠에게 많이 화난 느낌이다.


힘들었던 엄마의 마음이 잘 느껴지는 "Let Go"를 골랐던 태희인만큼, 엄마를 엄청 사랑하는 다 큰 딸내미


그래서 저녁 자리에서 조용히 빠져나와 다웃파에게 사과한 후, 엄마 웃게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태희의 표정은 정말 행복해 보인다.




덧.

컷콜 때 부르는 넘버 가사를 뒤에 띄워주는 것도 좋았는데,

고생하신 모든 스텝 이름 올려주시는 거! 진짜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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