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가니니 탄생 240주년
2022/11/27(일) 17:00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C구역 1열
110분(인터미션 15분)
75,000원
피아노 정한빈
피아노 박연민
바이올린 Ava Bahari
해설 김문경
블랙핑크의 <셧다운>에 파가니니의 La Campanella를 삽입하면서 최근 더 주목받았던 파가니니!
그의 전설적인 음악과 더불어, 피아노계의 파가니니가 되고 싶었다던 리스트와 파가니니 음악의 큰 영향을 받았던 쇼팽의 음악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두 분도 알게 되어 더욱 뿌듯했던 공연이었다.
박연민 피아니스트는 공연 2달 전인 9월에 열린 리스트 위트레흐트 국제 콩쿠르에서 공동 2위 및 청중상을 수상했다. 리스트 콩쿠르 우상자답게, 남자 피아니스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힘에 우아함이 추가되어, 완벽한 완급 조절의 신선한 라 캄파넬라를 보여주셨고, 집에 가는 길에 내내 얘기할 만큼 정말 인상 깊었다.
디스커버 라이징 스타 #2 피아니스트 박연민 리사이틀(토마토 클래식)
그래도 정한빈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쇼팽 곡들이 훨씬 더 좋긴 했다.
같이 봤던 동생은 완벽한 리스트 취향이었으며 나는 뭐 어김없이 눈 감도 들어도 팽형님 곡 취향인 것이 너무 신기했다. 역시 귀는 잘 바뀌지 않나 보다 ㅎ
파가니니 공연인만큼!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3위에 빛나는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흔치 않은 기회라니! 언젠가 양인모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도 꼭 듣고야 말겠다!
프로그램
N. Paganini - El Carnaval de Venicia in A major, Op. 10, MS. 59
파가니니 - 베니스의 사육제
- 아바 바하리
F. Chopin - Variations in A major, B. 37 'Souvenir de Paganini'
쇼팽 - 변주곡 '파가니니의 추억'
- 정한빈
F. Chopin - Waltz No.5 in A-flat major, Op. 42 'Grande Valse'
쇼팽 - 왈츠 5번 내림가장소 작품번호 42 '대왈츠'
- 정한빈
F. Liszt - Totentanz for Piano Solo, S. 525
리스트 - 토텐탄츠(죽음의 무도)
- 박연민
N. Milstein - Paganiniana
밀슈타인 - 파가니니아나
- 아바 바하리
N. Paganini - Cantabile in D Major, Op. 17 MS. 109
파가니니 - 칸타빌레 라장조 작품번호 17
- 아바 바하리
F. Liszt - Années de Pèlerinage: Le cloches de Genève: Nocturne
리스트 - 순례의 해 1년 스위스 중 제9번 '제네바의 종'
- 박연민
F. Chopin - Etude in A flat Major Op. 10, No. 10
쇼팽 - 에튀드 내림가장조 작품번호 10
- 정한빈
F. Chopin - Ballade No.1 In G Minor, Op. 23
쇼팽 - 발라드 1번 사단조 작품번호 23
- 정한빈
F. Liszt - Grandes études de Paganini, S. 141: No. 6 in A minor, 'Theme and Variations' and No. 3 in G-sharp minor, 'La Campanella'
리스트 - 파가니니 주제의 의한 6개의 대연습곡 중 6번 '주제와 변주', 3번 '라 캄파넬라'
- 박연민
N. Paganini - La Campanella (arr. Kreisler)
파가니니 - 라 캄파넬라 (크라이슬러 편곡 버전)
- 아바 바하리
특히, 이 공연을 주최한 스톰트뮤직에서 이 공연의 프리뷰 해설 세션을 준비해 주어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다. 김문경 해설가의 피아노 연주를 곁들인 full-length 설명은 진짜 유익했다.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태어난 니콜라 파가니니(1782-1840)는 악마설이 돌만큼 기교가 대단했다. 그래서 프랑스 니스에서 죽었지만 악마라는 소문 때문에 장례를 거부당해 46년 만에 파르마에 묻혔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배우며 연주해야 하는 후대 바이올리니스트들은 그가 그의 영혼을 악마에게 판 것이 아니라, 후대를 악마에게 넘겼다고 말한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 고난 길을 열어준 선대)
파가니니는 다음과 같은 기교를 만들었다.
G선 연주 (예: 모세 주제에 의한 판타지)
하모닉스
왼손 피치카토 (예: 영국 국가 주제에 의한 변주곡)
리코셰(예: 바이올린 협주곡 1번 3악장)
리코셰- 분산화음(예: 카프리스 1번)
연속 3도, 10도(예: 카프리스 24번)
연속 8도(예: 카프리스 17번)
이중 하모닉스(예: 바이올린 협주곡 1번 3악장)
리스트 vs. 쇼팽
리스트는 피아노를 피아노 같지 않게 만들었다(beyond piano, 비욘드 피아노). 피아노로 거의 오케스트라를 흉내 낸다. 반면 쇼팽은 피아노 소리의 아름다움을 부각하는 피아노에 가장 적합한 음악을 만들었다(피아니스틱).
피아노의 시인 쇼팽이 절대 하지 않는 리스트의 기교 4가지는 다음과 같다.
팀파니 묘사하는 것 같이 피아노 건반을 쾅쾅 내려치는 '난폭한' 기교(예: 토텐탄츠)
하프 현을 쓸어내리는 것과 같이 건반을 두르르르륵 누르는 '건반 청소' 글리산도(쇼팽은 이런 보여주기 효과를 싫어했다고 한다.)
빠른 반복음(빠르게 음을 치려면 건반이 빨리 올라와야 한다. 건반은 누른 후 다시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빠른 반복음은 피아노의 특성을 무시한다고 한다.)
바이올린에서 현을 미친 듯이 그으며 연주하는 것 같은 트레몰로(예: 초절기교 연습곡 12번 눈 치우기)
해설가님이 강추하신 스베틀린 루세브(Svetlin Roussev)의 카프리스 24번 연주를 꼭 들어봤으면 좋겠다.
진짜 깔끔한 연주며, 파가니니의 온갖 기교를 고화질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