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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 Jul 15. 2023

ZIPAIR 이용 후기

feat. 나리타 공항 TraveLounge

#ZIPAIR #TraveLounge #나리타공항


21년 1월 한국에 돌아온 이후 오랜만에 버클리에 방문했다. 22월 1월엔 하와이로 바로 갔기 때문에, 버클리 집에 온 건 2년 반만이다.


귀국하는 항공편은 마일리지로 결제한 덕분에 한국발-샌프란시스코행 편도 티켓만 필요했다. 여러 날짜와 항공사를 검색해 봤는데, 출발 날짜가 성수기인 탓에 편도 금액도 어마어마했다. 그러다가 JAL의 자회사라고 하는 ZIPAIR가 눈에 띄었다.


인천-도쿄-샌프란시스코 여정이라, 나리타 공항을 경유해야 하지만 100만 원이 안 되는 금액에다가 나리타 공항에서는 잘 놀 수 있는 자신이 있었기에 이 옵션을 택했다.


공항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ZIPAIR 체크인 게이트였다. ZIPAIR 체크인 카운터는 7번 게이트로 들어가서 G 카운터에 있다.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줄도 없고 직원분도 친절하셔서 첫인상이 좋았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괜찮았다. 가격대비 훌륭했다. 하지만 역시 제일 큰 문제는 승무원의 영어인 것 같다.



인천- 도쿄 여정


ZIPAIR에는 등급이 2개가 있다. 비즈니스석에 해당하는 Full-flat과 이코노미에 해당하는 Standard가 있는데, 나는 Standard를 이용했다. 비행기 좌석은 여느 저가항공 이코노미와 비슷했다. (국적기 이코노미가 확실히 넓긴 넓다.)


#스크린 없음

모든 서비스를 간소화했다는 이 저가항공의 비행기에는 Full-flat 등급의 좌석에도 스크린이 없다. 그래서 VOD 뿐만 아니라 위치, 지도 등 여행 정보를 보려면 좌석마다 있는 QR 코드를 찍어서 웹으로 이동해야 한다. (관련 내용은 샌프란 여정 후기에서)


#무료 없음

도쿄까지는 가깝기도 했고 커피를 한 잔 들고 탑승했기 때문에 물 생각은 안 했었는데, 음료도 제공하지 않는다. 음료, 간식, 식사, 기내용품 모두 QR 코드를 찍어 웹사이트로 이동한 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비즈니석도 마찬가지. 수하물로 별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Full-flat와 Standard의 차이점은 좌석이 좀 넓단 정도뿐이다.

#헤드레스트

사소한 것이지만 헤드레스트가 접히는 것도 좋았다. 목베개가 불편한 탓에 잘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머리를 지탱할 수 있도록 헤드레스트가 접히는 좌석이 좋다.


#엑스트라 트레이

식사를 놓는 곳과 컵을 놓을 수 있는 곳이 따로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 역할이 있었다. 사진에서 보면 컵 왼쪽으로 회색 고무 부분이 있는데, 이곳을 핸드폰이나 태블릿을 올려두고 영상을 보는 용도로 활용한다.


#창문 덮개 없음

창문 덮개 대신 창문 어둡기를 조절해 빛을 차단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덮개를 열면 눈이 너무 부시고 닫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답답했는데, 가장 어둡게 하더라도 가장 오른쪽 사진처럼 빛은 차단되면서 여전히 창 밖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왼쪽부터 어둡기 없음-중간-아예 어둡게


#매우 친절한 안내 방송

난기류로 비행기가 많이 흔들릴 것이라며 비행기 뜨기 전에 화장실 미리 다녀오라는 방송이 보딩 중에 나왔다. 지금까지 비행기를 적지 않게 탔지만, 보딩 때부터 이런 안내 방송이 나오는 건 처음이라 불안했다. 2시간 30분의 짧은 비행동안 근 2시간 정도 흔들렸지만, 비행기가 조금이라도 흔들거리면 계속 안심하라는 안내 방송도 나왔다. 그리고 흔들림도 심하지 않아서 비행 자체는 나름 좋았다.



도교-샌프란시스코 여정


(TraveLounge 이용 후기는 마지막에)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는 21:35 출발 예정이었고 비행기의 보딩 시간은 21:05였다. 이것도 국제행 비행기치고는 보딩 시간이 굉장히 출발 시간에 임박해 있다고 생각했는데, 9시가 되니 보딩 시간이 21:20으로 변경됐다. 자연스럽게 출발 시간도 지연돼서, 약 40분 늦게 22:15 쯤 출발했다. (하지만 하늘에서 달리신 건지, 기류를 잘 만난 건지 도착 예정 시간은 칼 같이 맞았다.)


비행기는 도쿄행 비행기와 완전히 똑같았지만, 빈 좌석 없이 꽉 차서 확실히 답답했다.

긴 비행이었는데 기장님 실력이 좋은 듯 오랜만에 불안함 없이 잘 타고 왔다. 옆자리 비매너남은 할많하않


*원래 ZIPAIR의 특징인지, 내가 탄 비행기 2대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This is your captain speaking 안내 방송이 없었다.


#기내식

이륙을 기다리면서 조용히 앉아있었는데 안내 방송으로 프리페이드 밀 어쩌고 저쩌고 보딩 티켓 뤠디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 같았다. 비행기 소리에 잘 안 들리기도 했고 저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멍하고 있었는데, 출발 직전에 승무원이 나를 찾았다. 그리고는 5끼 시켰는데 맞냐고 물었다. 그래서 맞다고 했더니, 언제 가져다주면 되냐고 다시 물었다.

........? 밥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닌가…?


무슨 뜻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했더니, 그 승무원은 추가 설명 없이 “다른 승객이랑 똑같이 이륙 1시간쯤 후에 주면 되냐”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당연히 그래도 된다고 했다.


왜 물어보지 싶었는데.....

물 다섯 병과 식사 5개로 꽉 찬 자리

23:30 KST(07:30 PST)에 다섯 끼를 모두 받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런 바보

이 뜻이었구나. 그냥 다 주겠다는..

옆 승객의 황당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


맨날 자다 깨서 밥 먹는, 그런 사육성(?) 비행기만 타다가 스스로 선택하는 비행기는 처음 타 보는 탓에, 몰랐다......

항상 주는 대로 먹다 보니 내가 고를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아니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예약할 때 식사가 체크박스로 선택하게 되어있긴 했었다... ㅋㅋㅋㅋ 왜 체크박스일까 의문을 갖긴 했었지만, 0.5초 고민하고, 의심 없이 당연히 전부 선택 후 바로 그냥 결제했다.


그래서 내 일정표가 이따구였다. 기내식으로 가득 찼다.


옆에 비매너 남자 승객이 간식을 엄-청 챙겨 왔길래, 나는 속으로 아니 밥을 이렇게 주는데 왜 간식을 저렇게 챙겨 왔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 승객은 한 끼만 신청했던 것이었다. 주변 다른 승객들도 보니 나처럼 시킨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전부 한 끼 정도만 시킨 것 같았다. 담에 ZIPAIR를 또 이용하게 된다면 적당히 시켜야겠다.


암튼 바보짓거리를 했지만, 전부는 못 먹겠으니 샌프란 시간에 맞춰 아침과 점심 두 끼만 먹기로 결정했다. 메뉴는 다채로웠다. 다채로울 수밖에.. 골라먹는 재미

규동

돈가스 샌드위치

야채 펜네 파스타

매운 닭고기 덮밥

소바


자정(08:00 PST)에 펜네 파스타를 먹었다. 파스타는 퍼지니까..(간단) 그냥 일반 토마토소스 파스타맛이었다. 새벽 5시(13:00 PST)가 되었을 땐 배가 고프지 않아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다섯 끼 시켰는데

결국 하나만 먹었다. 나머지는 집에 와서 저녁으로 먹었다.

그런데 만약 이때 점심을 먹기로 했더랬어도 '못' 먹었을 것 같다. 밥 배식 시간 이후로는 비행기 전체를 소등하고 착륙 시점까지 한 번도 켜지 않았다. 그러니 결국 밥을 먹고 싶으면 옆에 모두 자는데 개인등을 켜서 밥을 먹어야 하는 민폐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영상 콘텐츠

앞서 얘기했듯이, 좌석마다 부착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ZIPAIR 웹사이트로 이동한다.

 

QR 코드를 찍고 들어가면 음식과 기내용품을 주문할 수 있다. 물, 커피, 라면, 식사도 모두 이곳에서 주문할 수 있다. 커피 한 잔 시켜볼까 했는데, 발 밑에 쌓여있는 식사와 물병을 보니 또 황당함이 밀려와 아무것도 시키지는 않았다.


영화 같은 영상 콘텐츠도 여기서 볼 수 있다.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도 확인 가능하다. 기내 와이파이에 연결하면 지도나 비행 정보도 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연결하고 싶지 않아서 그건 확인하지는 못했다.




TraveLounge 이용 후기


나리타 공항 도착은 15시 30분경,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 보딩 시간은 21시였다.


나리타 공항에서 국제선 환승이 많을 것 같았는데, 우리 비행기에서는 나밖에 없었는지 환승 검색대를 혼자 통과했다. 일본 오미야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미국에 들고 갈 과자 쇼핑을 좀 하고 나니, 당이 심하게 떨어졌다. 보딩까지 아직 4시간이나 남은 시점이었는데 어딘가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었다.


United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카드가 있어서 시도해 봤는데, 오늘 타고 온 비행기가 Star Alliance가 아니라며 거절당했다. 대한항공 라운지는 너무 일찍 닫아서(7:30까지 운영) 다른 이용할 곳이 없는지 검색해 봤더니 TraveLounge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료 라운지로 항공사와 상관없이 운영하는 곳이다. 라운지 이용 비용은 1,220엔이고, 26번 게이트 근처에 있다. 대한항공 라운지에서도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 화장실, 흡연실 등 라운지 바깥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입장할 때 티켓에 도장을 찍어준다. 한 번 결제하면 하루동안은 자유로운 입출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좋았다. 운영시간도 아침 7시에서 밤 9시까지로 매우 넉넉해서 편히 쉴 수 있었다.



소파, 책상 등 원하는 스타일의 좌석을 골라 앉을 수 있고, 자리도 매우 여유 있었다. 비행기 출발 정보도 볼 수 있고, 간단한 스낵과 음료를 제공한다. 음식(식사, 디저트, 주류)은 별도로 결제해야 한다.



아이스커피 내려서 원샷 때린 후에 조용하고 시원한 곳에서 공항 풍경을 보며 책을 읽으니 낙원이 따로 없었다. 사진 왼쪽으로 보이는 게이트가 내가 탑승할 게이트였다. 게이트가 바로 보이니 더 안심(?)이 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내가 탈 비행기가 들어오는 것도 볼 수 있었다. 20:20에 비행기가 들어왔고, 승객들이 한참 내렸다.)



저녁 시간되니 배가 고파서 550엔짜리 Kitsune soba를 주문했다. 커리, 파스타, 우동 종류나 디저트는 리셉션에서 결제해야 한다. 사진상으로는 소바가 커 보이지만 생각보다 작았다. 배가 엄청 고플 때라면 부족한 할 것 같고, 간단히 요기하기에는 적당했다. 맛도 나쁘지 않았다.



나리타 공항에서 사람 없고 조용히 쉬고 싶은 공간을 찾는다면 TraveLounge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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