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의 힘
2022/06/25(토)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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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1열
루이스 황두현
톨킨 안창용
제이크 송광일
캘리 전해주
에드워드 박강람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만드는 사람들
이 작품의 부제가 너무 좋다.
판타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만드는 사람들- 톨킨과 루이스.
판타지 문학의 대가- <반지의 제왕>의 톨킨과 <나니아 연대기>의 루이스 사이에서 일어나는 우정과 갈등을 그리는 제16회 DIMF 창작지원작이다.
세계 1차 대전 후 벅찬 현실 속에서 새로운 현실과 희망을 꿈꾸던 사람들이 모여, 눈에 보이지 않는(invisible) 판타지의 힘을 이야기하고 소망했던 이야기다.
좋았던 점
나니아 연대기와 호빗을 모두 읽었거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훨씬 재밌을 내용이다. 두 작품을 구상했을 시기를 다루고 있어, 소설 내용을 알면 그들의 고민이 와닿아 더 재밌다. 하지만 읽어보지 않았더라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오히려 책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것 같다.
황두현 배우님이 귀여움(?)
아쉬웠던 점
온라인으로는 무대 영상, 연출이 거의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좀 보려고 하면 화전 전환 ㅜㅜ
음향 완전 진짜 별로였다. 대사 할 때 진짜 너~무 안 들려서 소리를 키웠다가, 넘버 부를 때는 또 너~무 커서 줄이는 것을 반복했다.
대사, 가사 중에 설득이 안 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하지만 DIMF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니, 본공연이 올라올 때는 충분히 개선될 것 같다.
젊은 모습의 루이스가 톨킨 앞에 환영으로 나타나는 모습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너무 결론으로 점프하는 느낌이라 조금이라도 집중하지 않는다면 대화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
잉클링스(Inklings)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판타지 문학 토론 모임이다.
모임 내에서 작품을 먼저 선보이고 의견을 나눴다. 톨킨과 루이스가 이끌어 갔는데, 정해진 규칙이나 임원, 어젠다, 선거도 없는 캐주얼한 모임이었다고 한다.
잉클링스는 본래 모호하고 완성되지 않은 암시와 아이디어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극 중에서는 '캘리'라는 여성 편집자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전부 남자로만 구성된 모임이었다.
마침 판타지 같은 뮤지컬 <아이다Adia>를 보고 온 후라 그런지, 판타지를 꿈꾸던 그들의 이야기가 새롭게 들렸다.
등장인물만 보고는 <라스트 세션>과 비슷한 느낌이려나 했는데, 전혀 다른 내용-전혀 다른 구성이었다.
기대를 많이 했어서 그런지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나중에 작품이 다시 올라온다면 새로운 기대감으로 보이지 않는 힘을 얻으러 갈 것 같다.
줄거리(스포있음)
노인이 된 톨킨의 서재로 한 젊은 학자가 찾아와 루이스의 부고 소식을 전하며 추도사를 부탁하지만 톨킨은 거절한다. 톨킨은 그가 전한 편지를 꺼내 읽는다. "The invisible has power."
그리고 과거로 이동한다.
. . .
환상 문학 강의가 폐지될 상황에 놓여있던 옥스퍼드의 루이스 교수.
그때 "하나의 꿈이 천 개의 현실보다 더 강할 때가 있다"라고 말하며, 환상 문학이 꼭 필요하다고 루이스의 편을 들어준 사람이 나타난다.
. . .
루이스와 톨킨은 옥스퍼드 교수진을 중심으로 '잉클링스'라는 문학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Eagle and Child에 모인 모인 멤버들은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에드워드는 사고를 당해 손에 글자가 닿으면 글자가 사라지는 능력을 얻은 남자의 이야기를 쓴다고 했다.
제이크는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고 싶어 한다. 아픈 형을 둔 어느 가난한 집 소년에게 동물들이 말을 걸어오면서 사건들이 발생한다는 이야기이다.
톨킨은 어느 밤에 간달프가 나타나서 프로도에게 절대 반지에 대해 얘기한다는 내용을 쓴다고 했다. 루이스는 톨킨의 '호빗'을 읽고 오래된 신화를 읽는 듯하다며, 그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만들고 있다고 감탄한다.
루이스는 어떤 문을 열고 나가면 완벽하게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이야기를 쓸 거라고 말한다.
부드러운 루이스와 외골수인 톨킨은 부딪히기도 하지만, 전쟁에서 겪었던 상처, 작품에 대한 고민과 판타지 세계관을 나누며 진정한 친구로 발전해 간다.
. . .
멤버들은 여느 날처럼 아이디어를 나눈다. 에드워드와 제이크는 더 발전된 이야기로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톨킨은 저번과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친구들은 왜 이 부분에만 집착하고 수정하는지 물었다.
톨킨은 완벽한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도에 대한 역사를 만드는 중이며, 각 나라의 언어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에드워드와 대립하는데, 루이스는 둘을 중재하며 나니아 이야기를 공유한다.
아이들이 낡은 옷장 문을 통해 세계를 모험하는 얘기를 쓸 거라고 말하니, 이번엔 톨킨이 "왜 아이들이 주인공인지, 어른을 위한 판타지는 어디 있는지, 왜 성경의 교훈이 주제가 되는지" 등 루이스의 소설에 의견을 제시한다.
톨킨은 현실을 뛰어넘는 완벽한 환상을 써야 하며, 또 다른 현실을 창조해야 살아 있는 이야기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루이스는 현실(성경)의 이야기도 충분히 판타지로 풀 수 있다고 말한다.
둘은 대립하며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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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된 제이크는 의견을 듣고 싶다며 톨킨을 찾아간다.
톨킨은 여전히 아이들이 주인공인 소설에서는 갈등을 극복하는 서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교훈적인 소설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한다.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계속 고민하던 루이스는 결국 출판했고 출판 기념 파티를 열었다.
그런데 톨킨이 갑자기 등장해서 이 책은 출간하면 안 되는 책이라면서 경솔한 판단이었다고 소리친다.
그러자 루이스는 "네 이야기는 어디 있냐"라며 되묻고, 보여줄 이야기가 없는 톨킨은 그대로 퇴장한다.
. . .
톨킨은 왜 아직 여기에 있는지, 다음 이야기로 나아가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답답해한다. 그러다가 루이스가 예전에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완성한다.
둘은 화해하지 못하고 늙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