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과 소통은 최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by 천리마

노자의 《도덕경》이 수미일관하는 논술형 구조라면, 《논어》는 간단한 대화체 또는 짧은 문장의 기술 구조다. 《도덕경》도 쉽지는 않지만 구조상 《논어》가 이해하는데 더 까다롭다. 《도덕경》은 노자의 몇몇 주요 개념과 논리만 이해하면 잘 읽히지만 《논어》는 대부분 배경 설명이나 언명의 이유가 생략되어 한 마디로 문장은 쉽지만 함의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논어》는 가급적 텍스트의 시•공간적 배경을 아울러 살피고 추론 능력을 발휘해야 진의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논어》에 나오는 다음 문장은 그나마 위에서 말한 《논어》 읽기의 어려움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래도 추론이 필요하며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노나라 군주 정공이 "나라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한마디 말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말이 그럴 수는 없습니다마는 비슷한 것으로 어떤 사람의 말에 '임금 역할 하기도 어렵고 신하 역할 하기도 어렵다'라고 했는데 만약 임금 역할 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안다면 한마디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것에 가깝지 않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정공이 또 "나라를 잃게 하는 한 마디 말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말이 그럴 수가 없습니다마는 비슷한 것으로 어떤 사람이 '나는 임금 역할 하는데 어떤 즐거움도 없는데 다만 말을 하면 아무도 내 말을 거역하지 않는 것만은 즐겁다'라고 했는데 만약 임금의 말이 옳은데 아무도 그것을 거역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마는, 만약 옳지 않은데 아무도 거역하지 않는다면 한 마디로 말해서 나라를 잃는 것에 가깝지 않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최고 권력자 역할을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자신의 직분을 고민하고 신중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쉽다고 생각함은 가볍게 생각한다는 의미이며 자의와 독단에 사로잡혀 국정을 망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최고 권력자가 용렬한데도 충언이나 간언을 하지 않고 주변에 예스맨만 득실거리는 나라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리가 없다.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권력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수많은 변수를 고려한 뒤 최적의 의사결정을 해야 된다. 권력 행사의 즐거움에만 취하지 말고 귀를 크게 열어 쓰지만 국정에는 약이 되는 의견을 들을 줄 알아야 나라를 망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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