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 달콤함과 시큼함
통일감이 느껴지는 노란 빛깔에 검은 씨를 품은 음식들.
부드러움과 달콤함 속에 시큼함과 씹히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쌀 카스텔라와 패션후르츠이다.
패션후르츠는 개구리알처럼 보여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나는 음료로 먼저 접한 덕에 개구리알과 같은 모양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시큼하고 달콤한 맛과 그 이름에 매료되었다.
패션후르츠의 ‘Passion’은 ‘수난’이다. 신항로 개척 후 남미에서 이 꽃을 본 예수회 선교사들은, 꽃잎과 꽃받침을 합친 열 장을(유다와 베드로 제외) 사도들, 부화관을 가시면류관, 5개의 수술을 다섯 성흔, 3개의 암술을 세 못을 빗대어, 예수의 수난을 상징하는 꽃으로 유럽에 알려졌다고 한다.
창 너머 강 위로 군용 헬기가 뜨자 새 떼가 뒤따라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앉는다.
마치 헬리콥터를 배웅이라도 하듯 이리저리 맴돌다 내려앉는다.
평화로운 풍경 속에 군대의 상징이 함께 있는 이 공존의 장면을 보며,
패션후르츠의 시큼함과 달콤함을 다시 음미한다.
어쩌면 이것이 삶의 본질 아닐까.
기쁨과 슬픔, 평화와 긴장,
행복과 불안이 공존하며 고유의 맛을 내는 것.
나는 오늘,
한 조각의 디저트와 창밖 풍경으로, 인생이라는 이름의 그 오묘한 맛을 깊이 음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