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적 명상

오미크론 감염 격리 일기

by INA

1월 12일 오미크론 양성. 13일 오후 격리.

생활치료센터로 향하는 12인승의 차량에 올랐다. 앞 좌석의 요원들은 보호복으로 완전 무장해 있었고, 우리와는 두꺼운 비닐막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뒷좌석에서 다른 확진자들과 함께 차를 타고 오는데,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 기묘했다.

그런데 동승자들의 표정은 절망적이지 않았다. 오미크론은 무증상이나 경증인 경우도 적지 않다. 증상이 있어도 인후염 정도가 대부분. 물론 개인차가 크고 전파력도 무시무시하기에 확진자는 무조건 격리가 된다.

오미크론은 찬 바람을 만나면 기운이 솟구치나 보다. 내가 증상을 느낀 날도 찬바람을 쐰 날이었다. 처음엔 인후염만 있었고, 환기를 하려고 창문을 열었다가 강풍을 맞은 뒤엔 콧물이 심해지고 두통이 와 잠시 누워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증상을 더 도드라지게 한 듯했다.

가져온 의복, 물품은 퇴소 시 소각이 원칙이라 최소한만 챙겼다. 대부분의 시간은 회복을 위해 눕거나 잤고 남은 시간엔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무료함을 달래 주었다. 소각할 예정인 속옷 두 벌과 수건 세 장을 직접 빨아 널어 두는 일은, 건강을 위한 가벼운 노동이 되었다.

생각 많던 나에게 하늘이 마련해 준 강제 휴식일까. 예전엔 명상하려 앉으면 온갖 생각이 이때다 싶어 몰려왔는데, 여기서는 자연스럽게 명상을 하는 것 같다. 할 일이 없으니 '뭘 하지?' 하는 생각만을 반복하다 하루를 보낸다.

센터로 오는 길, 구름 뒤로 가려진 해가 옆 구름에 무지갯빛을 입히고 있었다. 내 안의 집착과 낡은 기억은 비워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계획과 희망의 색을 채워 나오라는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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