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일글=남자패션에 관한 글 1
진짜 너무너무 화가 나서..라기보단 화난척하면서 글을 쓰고자 하는데 그닥 화는 안난다
브런치를 돌아다니다보면 '옷 잘 입는법' 같은 류의 글들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옷입기는 꾸민듯 안꾸민듯, 청바지에 하얀 셔츠를 입고 소매만 살짝 접어 올린거에요'
진짜 거지같은 소리하고 있다. 너무너무 화가 다시 나고 있다.진짜 솔직히 다 내려놓고 물어보자
핵못생기고 짜리몽땅한 사람이 그렇게 입어도 좋아할래?
청바지에 흰셔츠만 입고 소매만 살짝 걷어도 멋있는 남자들이 있다 분명.
근데 대부분의 이 글을 읽는 남자들은 대부분 비율이 좋지 못하고 절대로 잘생기지 않았으며 (본인은 나쁘지 않다고 믿겠지만) 소매를 걷어도 팔에 근육 한줌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 흰셔츠에 청바지만으로 매력을 어필하라고?
나는 다리에 비해서 너무 길고 우람한 허리를 가지고 있으며 배가 나와서 살짝 티가 나는데?
청바지는 허벅지가 두꺼워서 큼지막하게 입고 다니면 코끼리 같아보일때가 있는데?
그리고 셔츠를 입자니 목이 짧아서 셔츠 깃이 자꾸 턱을 건드는데?
패션업계에서 5년차 일하면서, 수많은 여자분들과 일하면서 느낀건, 꾸미고 가꾸고 엄청 화려한 남자들을 기피하는 여성들의 모습이다. 옷을 좋아하고 패션을 좋아하는 여성이라고 할 지라도 남성복에 대해서는 알수가 없다. 남자들의 패션은 여자들의 패션과는 엄연히 다르고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옷잘입는 여자들이 남자들 옷까지 잘 알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산. 그들이 남자친구, 남자사람, 남편에게 대하는 태도는 일관된다. 단순하고 심플하게 그리고 무난하게. 본인들 옷은 그렇게 신경 쓰고 세세하게 따지고 악세서리 하나 대충 차지 않으면서 남자들은 무난하게 유니클로가서 기본티 입으란다. 그럼 멋있는 거란다.
그럼 여자들도 그냥 이대 앞에 있는 옷가게가서 간단하게 땡땡이 무늬 들어간 원피스에 빨간 구두나 맨날 신으라지.
여자 패션과 남자패션은 경제와 경영, 강남구 신사동과 은평구 신사동, 태국과 대만 만큼 다르단 말이다.(예시중에 하나라도 이해하면 다행이겠다)
여자들이 남자들 패션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그렇지만 스스로 패션에 관심있는 여자이기에 난 잘 몰라 라는 말을 못하기에 하게 되는 대안들은 쉽고 단순하고 심플하게 가는 거고 전혀 멋지지 않다.
나중에 자세히 쓰겠지만, 남성복은 매력적인 영역이다.
특히 신사복, 클래식 쪽은 평생을 연구하고 입고 스스로를 치장해도 모자랄 정도로 즐거운 영역이다. (다만 여성들이 핸드백에 수백만원을 써도 남자들이 이해 못하는 것처럼 남자 구두에 수백만원을 써도 이해 못하는 여자들 사이에 둘러 쌓여서 공격받을 수 있긴하다)
그리고 신사복 이외에도 귀엽게 찐따 같이 입는 프레피 룩이나 자유롭게 입는 히피룩이나 편하고 실용적이지만 뭔가 갬성 터지는 워크웨어나 알록달록한 색깔을 사용하는 룩이나 반대로 무채색의 향연인 고스룩이나 여러가지 할게 많다. 사진들 몇장 급하게 준비해볼테니 아래 사진 중에 멋지다고 생각되는 남자가 한명도 없다면 그냥 여자친구한테 옷사달라고 해라. 아니면 누나한테 옷사달라고 해라. 다만 한명이라도 괜찮다고 느껴지는 룩이 있다면, 명심해라 저사람들은 절대로 누나, 여자친구, 엄마가 사준옷을 입는게 아니다.
여자친구랑 쇼핑하러 가지마라. 자기들 생각에 맞게 입다보면 남자들 사이에서 비웃음 거리가 되거나 귀여운 펫이 되기 십상이다. 아마 미니마우스나 도날드 덕이 크게 그려진 티셔츠에 청바지 하나 입고 단화 같은거 하나 신고 다니면서 나는 여자친구의 바비인형입니다 하고 다니게 될 거니까 말이다.
이 글은 인트로입니다.
남자 패션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 이유랄까-
총 9개 정도의 글을 통해서 남자패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