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일글=어떤 꿈은 가끔 틀리다
어렸을 때부터 '커서 뭐할래'를 비롯한 수많은 질문을 받아왔을 것이다. 단순하게 커서 뭐할래라는 질문에 답을 했다면, 사실은 되물어 볼 수 있었어야 한다. '커서 뭘 했으면 좋겠느냐'라고 말이다.
꿈이라고 이야기하는 (잘 때 나오는 그거 말고)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사실 이야기는 겉돌기 십상이다. 누군가의 꿈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 옳은 꿈이란 게 존재하지 않지 않나? 각자의 인생이 있는데.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우리는 더 고민하고 판단하고 논의해야 하는 부분인 것이다. 모두가 옳고 모두가 맞는 생각이란 건 없다. 장단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으며 장점과 단점을 따져봐야 한다. 그 과정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우리 모두 맞아 우리 모두 행복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면, 그저 그렇게 넘어가게 될 테니 말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비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세 가지 인 듯싶다.
첫 번째, 자기 자존감, 자신에 대한 잠재력을 얼마나 믿는가 하는 것이다. 내 현재 상황과 다르게 스스로를 얼마나 믿는지는 비전 설정에 있어서 큰 영향을 준다. 자신을 많이 믿는다고 자존감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좋다' '나쁘다' 판단하지 말고 가만히 생각해보자.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크면 클수록 결과에 따라서 쉽게 좌절할 것이다. 낮은 기대에 따른 소소한 성공의 연속은 굳건히 버티도록 하는 버팀목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현실과의 괴리감이다. 비전을 따질 때 자신의 능력과 현재 상황이 들어가게 된다.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은 같은 금액을 받지만, 어떤 사람이었느냐에 따라서 그 돈의 사용처가 달라진다. 그리고 그들의 미래도 달라진다. 내가 장래희망을 꿈꿀 때 현재 시작점이 매우 중요하다. 현실이 시궁창이면 정상적인 삶조차도 꿈꾸기 어려울 수 있다.
마지막 요인은 경험이다. 내가 경험하는 것을 베이스로 나는 꿈꿀 수 있다. 초중고 학생들의 설문조사에서 선호받는 직업에 선생님은 꽤나 빈번하게 등장한다. 선생님을 하는 사람의 비율보다 분명히 장래희망에 선생님이 쓰인 비율이 높다. 혹은 자신의 부모님 직업을 적는 경우도 많다. 이건 다른 요소들도 있겠지만 학생들이 마주하는 어른이 대부분 부모님이거나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겪은 것을 베이스로 꿈을 설정한다. 그게 최고의 선택일 수 없다. 적성과도 무관하다. 다만 최선의 선택인 것이다. 내가 겪은 사람들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듯이, 내가 겪은 어른이나 직업인들 중에서 가장 낫다고 생각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아니 목표로 삼게 된다.
자신의 자존감이나 현실과의 괴리감을 따져보기엔 각자의 타고난 성격이나, 정신 차리고 보니 속해있는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여기서 집중해야 하는 건 경험이다.
경험이야말로 앞선 두 가지 요인보다 주도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경험하러 다녀야 한다. 무엇인가를 해봐야 한다. 공장에 가서 재봉틀을 배워 재봉사가 되어야지 라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재봉사를 경험해봐야 한다. 미용을 배워서 헤어디자이너가 되어야지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 돌아봐라. 그게 진짜 최고의 선택일까. 내가 가진 확고한 신념은 얼마나 단단하고 얼마나 끈질긴가 고민해봐야 한다. 대부분은 스스로에게 주입시킨 세뇌일 확률이 높다. 내가 고른 것 중에 최고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최대한 늘리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일단 뭔가 눈에 보인다면 경험해보기 위해 달려들어야 한다. 될지 안 될지, 이게 내 평생의 숙원인지 뭔지 거창한 무엇인가는 일단 제쳐두자
일단 움직여라
해봐라
경험하고 선택지로 넣을 수 있을 정도까지 그만두자
최고의 최종 선택은 (분명 그건 죽기 직전에나 할 수 있는 거다) 절대로 어린 시절에 할 수 없다. 변화하는 물은 담는 그릇에 따라서 모양이 변한다. 우리는 순수한 물에서 걸쭉한 젤리처럼 변해가는 과정 속에 살아간다. 순수한 물일 때 여기저기 담겨봐야 한다. 그리고 담긴 상태가 어떤지, 담긴 모양은 어떤지 고민해보고 고민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