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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1년 차, 독도는 누구 땅이라고 대답할까

사실 나는 일본이 싫었던 건 아니었을까.

by 이나

일본에 온 지 11년.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일본에 오래 살면서 일본의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 익숙해져서 어쩌다 그냥저냥 살다 보니 인생의 1/3을 일본에서 보내게 되었다.


일본에 오래 산 사람에게는 섣불리 이렇게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말을 들을 때가 많다.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젠 하도 많이 들어서 듣는 게 당연하게 돼버린 말들. 일본인에게가 아닌 한국인, 오히려 가까운 가족에게도 듣는 말들도 많다. 질문을 하는 게 본인이라면, 어떤 질문을 할 것 같은지 생각해 보자.


•그 정도 살았으면 일본인이지.

•어 일본인 왔다.

•이제 한국어 못하는 거 아니야?

•축구 응원할 때 일본응원해? 한국응원해?

•너는 독도를 어느 나라땅이라고 생각해?


생각보다 너무 당연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겐 이 질문들 속에 양국 간의 작고 큰 관계에 대한 의도가 너무나도 분명한 질문들이라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건지, 도통 모를 때가 많다.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걸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 물론, 일본이 좋은 건 사실이다.


한국인과 한일관계. 한국인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한국 국적과, 정신이 깃들여있다고 생각하면 물어보는 게 실례라고 생각되는 질문들.


사실 어느 외국이든 간에 10년 이상 있으면 내 나라에서도, 거주하는 나라에서도 소속감이 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 일본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했던 대학생활을 떠올려보면, 적응 잘하고 잘 지내는 현재에 감사하며 살아야겠지만..


이 글 또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을걸 안다.

평생의 모든 이들의 숙제인 한일관계. 내 축을 갖고 정체성을 잊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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