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자리
魚육
손 위의, 허공으로 나간, 허공으로 들어간, 그 것일랑은 나비꼬리 팔랑이며 반짝이는 호랑무늬 금붕어였다가, 한차례 펄떡이면서는 이른 봄 애호랑이가 되어, 이보의 머리 너머로 거침없이 보드랍게도 솟아오르고 내리 흘러, 두리번 맴돌기도 하여, 펄럭, 노을 진 이보의 눈가에도 오래된 주름이 들고 낡은 입가에 무언가 낯선 기운이 그 입술 끝을 밀어 올리어, 울다가 웃는 이보의 똥구녂에 겨우 삐죽하니 깜숭할 만한 터럭을 고심케 하여, 별일일세, 별리라도 헨둥한 가락이 두 번 다시, 소리도 없는 목청 지푸게도 불리더라,고. 주위를 맴돌던 애호랑이 나비란 놈은 이보의 구성진 입 속으로, 검은 목청 속으로 서둘러 빠져버리어, 아연하게 습격을 당한 이보는 그대로 어찌 입을 닫아야 하는 지 열어둬야 하는 지, 참말로 나비가 입속으로 들어가기나 했다는 것인지, 염두에 염이 들기도 전에 입 안에 침이란 침이 다 말라 휑한 방 안을 동동(動動)이는데, 그나저나 닫을까 말까. 입(入)이란 구(口).
座육
해서, 오늘이란, 그날이기도 하여, 닫힌 볼에 열린 눈을 뜨고, 이것은 바위일 뿐이라고 귓속에 말을 담아, 심어도, 알아듣지를 아니하는 수다는 그치지 않아. 불알 차인 중놈처럼 밀착한 숨으로 타고 갈 기약은 말과 함께, 어느 틈으로 달아났으니. 하는 수 없이, 꿀 먹은 듯 묵(黙) 먹고 떠나야하는 날, 길이 멀어, 한참 멀어. 무루에 가는 흐느적이는 발걸음, 오르기도 지치고 신바닥이 닳을 만큼 발바닥이 두터워져도, 어긋나기만 하는 입맞춤으로, 무루로 난 길은 발에 맞지 않아라. 꿈을 담은 못이란 술독이었다고 젖은 탓에 공갈 뻥(醉中虛談)이라. 허참, 엄니요. 불러도 깨지 않는 엄니의 귀요, 무릎이요, 지랄도 지난하였던 설운 눈이요, 큰 숨에 기침하시었소, 변하지도 않을 똥 빛이 누런 이빨에 끼여, 달려, 호명(呼名)된 바람, 바램, 허망도 하게 헛헛한 지혜여. 바랑을 녹이는 계절의 무상(無常)이 서리 맞은 은빛으로 별을 지운다. 궁창의 어느 빈자리에서 빛을 내어, 밝은 웃음 날실로 뽑아 뾰족 산 아래의 후덕한 허벅지, 허벅지게 실한 실다움으로 삐거덕거리며 베틀을 돌리게 하고, 부디 무강하시고 만수하시여, 벽 그림을 그릴라 침이라도 똥물스레 튀겨 닿으면, 녹아 닿으면 주루(珠淚)륵 하리다. 가라앉은 말이, 앉은뱅이 된 말이 무루길(無漏道)에 움펑진펑 진창을 짓는다. 더라고 염통귀(心耳)에 잠시라도 언뜻, 들려왔다. 흔히 들리는 게 그 소식만은 아니지, 멍들어 퍼레진, 풀어진 가슴이 봉긋 솟아, 산인가 물인가. 이리도 흘러, 흘레바람에 밀린 흘레구름이 흘레강 위로 가고, 시간에 맞춘 약정(約定)을 충실히 길쌈하던 얼굴에 첩하고 엉기어 붙을 것은, 다님 가득 찰 때 길기도 한참을 길던 출렁임이라, 주름진 중첩(重疊)이라. 수염이 허예질 만큼 지난 시간에라도, 갈 길은 멀어, 누가 치를 점안(點眼), 누가 치른 점오(漸悟)를, 내는 걸음마다 깜냥깜냥 셈하여 살려보기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