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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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나 스키를 배워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초등학생 때쯤 자전거를 처음 배웠고, 스키는 20대가 넘어서야 처음 배울 수 있었어요,
겁이 많다 보니까 무언가 처음 배울 때 몸에 힘을 꽉 주고 타서 바퀴 달린 운동기구를 탈 땐 늘 더디게 배우게 됩니다. 내리막길에는 가속도가 붙어서 더 무서워지기도 하고, 넘어질까 봐 겁이 나더라고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롤러브레이드를 타다가 팔이 부러진 적이 있습니다.
미끄러져서 뒤로 슉 팔로 짚어서 팔이 부러졌는데, 그때는 아픈지도 모르고, 부끄럽고 그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워서 실없이 웃다가 병원에 가니, 뼈가 부러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달이 넘게 깁스를 했는데 깁스를 풀고 물리치료를 열심히 안 했더니, 왼쪽 팔은 다 구부러지지가 않아요,
그러고 보면 저는 넘어지는 일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만약에 제가 자전거나 롤러브레이드를 아주 잘 타는 사람이었다면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을 가르칠 것 같아요,
그래야 넘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용감하게 탈 것 같았거든요.
나는 왜 무언가를 이렇게 두려워하며, 왜 이렇게 처음 배울 때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갈까 생각해 보니
넘어질까 봐, 넘어지지 않으려고 힘을 많이 주고 탄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모든 일이 그런 것 같아요. 실패하지 않으려고, 안전범위에서 더 움직이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되기도 하고 무엇도 잃고 싶지 않아서 한 선택이 때로는 모든 걸 잃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고, 때로는 그게 성공이냐 실패냐의 잣대로 구분되지만
실패라는 개념은 사회에서 한 개인에게 너무나도 가혹하고 스스로를 위축되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생각해 보면 죽기 전까지 우리는 모두 순간순간 과정을 사는데 어떤 한 가지 사건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판단되는 건 아닌데 실패자, 성공자가 따로 있을까라는 생각도 문득문득 듭니다.
그래서 저는 재미있게 실패하기, 안전하게 실패하고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개인의 인생의 과정을 크게 본다면 정말 값진 경험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무언가 실패했다는 건 해봤다는 것이고
해봤다는 건 오직 나의 경험이기 때문에 누군가 뺏을 수 없는 가치이니까요,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워하고 선택을 두려워하게 되고 과하게 긴장하게 되는 건 결국 잘하고 싶어서라는 마음이지만, 못해도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이 더 과정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스스로 긴장감을 줄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서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을 알려주는 게 가장 중요한 코칭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나아가는 방향에서도 성장을 위해서도 실패는 필연적인 것이고, 우리가 그 과정에서 많이 다치지 않으려면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몸이든, 마음이든, 그리고 삶에서 중요한 선택에 있어서든 안전하게 넘어져 금방 일어나
다음을 걸어가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