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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커밍제인 Oct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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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나의 서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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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파마를 했습니다.  머리길이가 애매한 중단발길이여서 미용실에 가서

C컬파마를 했는데요, 미용실에 가니까 디자이너 선생님이 두피가 안 좋다고 요즘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냐고

물어봐주시더라고요, 안 그래도 이사준비하면서 이사하고 나서 여름철 더위 때문인지

두피에 각질이 많이 생기고 따갑고 아파서 계속 신경 쓰이던 걸 디자이너선생님께서 발견해 주셔서

요즘 들어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말씀드리면서 클리닉도 함께 받았습니다.


기분이 좋더라고요, 이래서 전문가분들을 찾나 봐요, 내가 몰랐던 문제점을 찾아주시고 

사소한 터치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면 사소한 문제라도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 선생님께 여쭤보는 게 좋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C컬파마를 했는데 제가 평소에 저의 왼쪽 얼굴을 좋아해서 왼쪽으로 6대 4로 가르마를 타는데요,

선생님께서 이번엔 반대로 가르마를 타서 스타일링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얼굴이 살짝 비대칭이라서 오른쪽얼굴은 살짝 가리게끔 스타일링을 주로 하곤 했는데

반대로 가르마를 타니까 뿌리에 볼륨이 확 살면서 얼굴이 작아 보이는 거예요,

그냥 저는 이쁜 모습만 잘 보이면 되겠다 생각했던 게 다른 부분으로 커버되면서 

제 오른쪽 얼굴이 더 이상 저의 단점이나 흠이 아니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머리하고 와서 집에 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저의 장점과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겐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런 시선으로 인해서 저의 관점과 생각도 변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알고 보니까 단점이 아니라

좀 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야 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스타일링을 달리하고 이런 관점도 새롭게 알고 나니 저에게 조금 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러고 보면 저는 저에게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몇 가지 부분이 있는데요.

평소에 감성이 예민하고 섬세해서 잔인한 것을 잘 못 보고 소설도 딥한 감정을 지닌 건 보고 나면 오랫동안

잔상이 남아서 보는 게 힘들었습니다.


근데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이 좋을 때도 있었어요, 다른 사람을 섬세하게 보듬어줄 수 있고 

남들보다 격려하는 것을 잘하는 편이고 그래서인지 단체생활을 할 때 

누군가 어려워하는 것을 부담스럽지 않게 도울 수 있는 마음도 지녔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아직 이런 부분들이 때때로 저를 힘겹게 할 땐 타인의 상처가 더 잘 느껴지고 아프다는 것이 흠이지만,

나름대로 스스로 잘 생각하고 케어할 수 있다고 여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건 타인을 위해서 봉사하고 시간을 쓰고 누군가를 보살피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들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강인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이 삶에 있어서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봉사지에서 삶에서 필요한 마음의 자원을 많이 얻어오곤 합니다.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이 다른 게 아니라 같은 마음을 가지고 가치 있는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사람들을 만나는 곳이 저에겐 엄청난 에너지원을 주는 곳이었거든요,


이렇게 저의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새로운 환경에 가서 장점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삶에 또 다른 기쁨을 줍니다. 

어쩌면 사람이 살아가는 일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이런 소소한 기쁨을 잘 자주 찾아가는 일일지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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