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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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재미있고 놀라운 이야기를 보았다.
곤충의 성장단계에는 3단계인 불완전 변태와 4단계인 완전변태로 나뉘는데,
3단계인 곤충은 알에서 애벌레 그리고 성충으로 성장하고, 완전변태 곤충은 알에서 애벌레로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번데기 안에서 자신의 조직을 모두 해체해 액체 상태로 되어 새로운 조직으로 탈바꿈한다고 한다.
그 모습 중 대표적인 게 나비다.
애벌레는 성장단계에서 생존을 위해 다양한 것들을 갉아먹으며 성장하고 몇 번의 허물을 벗어내며 조금씩 조금씩 자라난다고 한다. 정말 놀라운 생명의 신비라고 생각했다.
불완전변태는 성장과 번식을 함께 하고, 완전변태는 이미 완전히 성체인 어른 벌레이기 때문에
번식에만 집중하며, 꿀과 꽃가루를 옮기며 산다고 한다.
이 정보를 탐색하면서 예전에 본 꽃들에게 희망을 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그리고 알에서 애벌레로 또 애벌레가 성충이 되는 과정에서 벗어내는 허물이라는 것이 사람과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성장할 때마다 허물은 갑갑해져 벗어버리고 자라나고, 결국 번데기에서 자신의 몸을 액체로 만들어 재조립한다는 건 더 이상 허물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말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비가 나비로서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몸을 산산조각 내 새롭게 태어났다니
그 번데기 안에서 무언가 먹지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두운 침묵과 고요 속을 지내며 새로운 자신을 조립하고 구성해서 세상에 나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
난 단순히 나비가 꽃을 사랑하고, 자유롭고 가볍게 날기에 신의 형상과 닮았다고 하는 줄 알았는데
곤충의 성장단계의 모습과 사람 성장의 모습이 이리도 닮아있는 걸 보면 나비는 신의 일부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때때로, 인간을 잘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쩌면, 그게 너무 지독히 고독하고 아프고 어려운 일이라 그런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난 나비가 돼야지, 비록 어두운 번데기 안에 있는 지금이지만 아름다운 모양으로 다시 태어나야지,
그래서 꽃과 꽃을 다니며 향기와 꽃가루와 꿀을 날라 필요한 이들에게 전해줘야지, 그렇게 아름답게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