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의눈물, 그리고 수련의 편지

슬픔이 아르의 이야기

by 시더로즈






감정의 정원 어딘가엔

언제나 물결이 잔잔한 연못이 있다.

햇빛도, 바람도, 그저 조용히 스쳐 지나가는 곳.

그곳에선 말조차 큰 소리처럼 느껴질 만큼,

모든 것이 조용하고, 깊다.


그 연못의 가운데,

작은 수련이 하나 피어 있고,

그 위에 앉아 있는 정령이 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아르.

슬픔을 돌보는 아이.


아르는 울지 않는다.

대신, 오래된 편지를 꺼내어 읽는다.

그 편지엔 누군가의 눈물로 적힌 말들이 담겨 있다.

때로는 ‘괜찮지 않다’는 말.

때로는 ‘그냥 외롭다’는 말.



어느 날, 연못가에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앉아 있는 아이가 있었다.

말이 없었고,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그저 물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다.


아르는 그 아이의 옆에 조용히 앉았다.

무언가를 묻지도, 위로하려 하지도 않았다.

슬픔은 때때로, 말보다 곁이 더 필요하다는 걸

아르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잠시 후, 아르는 조심스레

연못에서 한 장의 편지를 꺼내 아이에게 건넸다.

편지에는 단 하나의 문장만 적혀 있었다.


“울고 나면, 피어나요.”


아이는 편지를 바라보다,

조금씩 손끝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만에

작은 숨결처럼 조용한 눈물이 새어 나왔다.


아무도 듣지 못할 만큼 작았지만,

그 울음은 분명히 존재했고,

그 순간 연못 위의 수련 한 송이가

살며시 더 활짝 피었다.



그날 해가 질 무렵,

아이의 눈은 조금 붉어졌지만,

표정은 전보다 편안해 보였다.


아르는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다

자신의 손등에 한 방울의 눈물이 닿은 걸 느꼈다.

그건 아이의 것이 아니라,

어쩌면 오래전 자신이 흘렸던 눈물일지도 몰랐다.



슬픔은 그렇게,

울음이 멎은 뒤에도 조용히 남아 있다.

하지만 더는 혼자가 아니게 되었을 때,

그 슬픔은 연못 속 수련처럼 피어난다.



[감정 루틴 한 줄]

지금 울 수 없다면,

당신 안의 아르에게 편지를 건네보세요.

슬픔을 꺼내어도 괜찮다는 허락이 필요할지 몰라요.



[감정 편지 한 줄]

“울고 나면, 피어나요.”

– 슬픔이 아르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