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일을 오래하는 법
수공예 창업을 시작하고, 정부 창업 교육을 수없이 들었다. 그때마다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늘 한결같았다. "하나 만드는데 얼마나 걸려요? 하루에 몇 개 만들 수 있나요?" 솔직히 처음에는 그런 계산보다, 그저 무언가를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좋았다.
내가 만든 오르골 하나, 리스 무드등 하나에 온 마음을 쏟았고, 고객 한 분 한 분의 주문은 내게 큰 의미였다. 그것은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내가 만든', 내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이었다. 그렇게 하나씩 정성껏 만들던 시간은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따뜻하고 설레는 순간들이었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다. 접착면이 덜 단단해서 부서지기도 했고, 어설픈 마감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그 어설픔마저 예쁘게 봐주는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여정이었다.
내 브랜드 소개 글에도 이렇게 썼다. "화향천리 인향만리(花香千里 人香萬里)". 꽃의 향기는 천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말처럼, 소중한 마음을 담아 꽃을 만지고 정성껏 작품을 만들겠다고. 처음엔 친구, 가족, 지인들에게 내가 만든 작품을 선물하며 브랜드를 알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깨달았다. 창업을 진지하게 이어가려면 '만들기'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을. "내가 만든 걸 어떻게 알릴까?", "어떻게 만들어야 효율적일까?", "어디서 어떻게 팔아야 할까?" 이 세 가지 질문은 창업 초기, 나를 멈춰 세운 현실적인 고민들이었다.
1인 창업자에게는 정해진 규칙이 없다. 그래서 나만의 규칙을 만들고, 나만의 루틴을 찾아야 했다. 그것이 곧 내 브랜드의 운영 시스템이자 생존 방식이 된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나는 좋아하는 걸 '잘 만들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오래 지속하고 싶다면, 그 일을 뒷받침할 수익 구조도 함께 만들어야 했다. 그 점을 제때 깨닫지 못했던 것이 지금 돌이켜보면 아쉬운 마음으로 남는다.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길이 없던 곳에서, 나는 나만의 길을 걸어왔다. 책으로도, 강의로도 배울 수 없는 것들 현장의 온기, 시행착오 속에서 느꼈던 감정, 그리고 살아 있는 배움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였다.
사람은 같은 경험도 다르게 느낀다. 같은 하루도 어떤 이는 포기하고, 어떤 이는 거기서 배움을 얻는다. 내가 배운 건 바로 "마음이 이끄는 방향에서 나답게 실패해보는 용기"였다.
누군가의 기준에 끌려다니기보다, 내 안에서 솟아난 기준으로, 시장과 이어지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이 진짜 창업자의 길이라고 믿는다. 지금도 이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팔리는 것을 만들기보다, 만들고 싶은 브랜드를 만들자. 다만, 그 과정을 이제는 더 스마트하게 해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