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란, 기억이다.
브랜드란 뭘까? 아이디어스 작가로서, 핸드메이드 작품을 판매하면서 고민해왔던 질문이었다.
처음엔 단순히 예쁜 로고, 패키징, 예쁜 포장이라고 생각했다. 직관적으로 예쁜 제품에 손이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겼다. 내가 꽃을 좋아했던 것처럼, 꽃의 아름다움, 향기, 촉감, 다양한 조화와 포장기술까지—그런 것들의 합이 곧 브랜드라고 믿었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시작하고 보니 브랜드는 "그것만은 아니었다."
내가 만들었던 작품 중에 "파란장미 플라워 오르골 링 케이스"라는 오르골이 있다.
프리저브드 플라워 보존화의 잎을 하나하나 떼어내고, 흰색·하늘색·파란색을 겹겹이 이어 붙인 뒤 사이사이에 와이어 전구를 넣어 불빛이 은은하게 퍼지도록 만든 작품이었다.
"파란장미"의 꽃말은 기적. 그래서 작품 설명엔 이렇게 적었다. “기적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마음을 전하세요.”
조화가 아닌 실제 보존화를 사용해서 만들었기에 작업은 까다로웠고, 찢어지기 쉬운 소재에 전구를 넣는 일은 늘 모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흰 꽃잎 사이로 스며 나오는 불빛과 함께 오르골 음악이 흐르는 그 유일한 순간은 내게 감동 그 자체였다.
많은 사람들이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효율적이고, 접근성이 좋고, 실패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 방향으로 간다.
반대로, 남들이 하지 않는 데도 이유가 있다. 실패 확률이 높고, 비효율적이며, 때로는 "굳이?"라는 말을 듣기 쉽기 때문이다.
보존화에 불빛을 넣고, 유리돔 없이 그대로 배송하는 일은 내게 그런 도전이었다. 실제로 배송 중 작품이 부서지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잘 완성된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고, 무엇보다 단 하나뿐인 기적 같은 존재였다.
결과만 보면 그 작품은 실패였다. 생산성, 보존성, 효율, 배송의 편리함, 그 어느 것에도 맞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만든 수많은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왜일까?
그건 남들이 하지 않던 것을 처음 시도했고, 그 속에 ‘기적’이라는 메시지를 담았으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무언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기억이라고.
우리가 매일 만들어내고, 체험하고, 스쳐 지나가는 모든 순간 중에 오래 기억에 남는 무언가, 그게 바로 브랜드라고.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남들과 같아지려 할수록, 기억에 남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고. 때때로 다르고, 낯설고, 비효율적이더라도, 그것만이 줄 수 있는 향기, 느낌, 이야기 그 모든 것이 곧 브랜드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나는 지금 마음 속 꼬깃꼬깃 접어두었던 실패의 기억들 중, 보석 같은 기억을 조용히 건져 올리고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이,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남기를 바라며, 오늘도 다시 ‘기억을 만드는 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