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시, 어설픈 작품의 세계

시간을 전시하는 핸드메이드 전시장

by 시더로즈






아이디어스에 입점하고 제품을 올린 뒤, 나는 거의 매일 작품을 만들었다.
감각을 익히고, 손끝의 기억을 만들기 위해서.

처음 시작은 플라워 오르골 링 케이스,
그리고 나서 만든 작품은 조화 잎을 동그랗게 붙이고 와이어 전구를 감아 꽃을 장식했다. 하얀 잎 사이로 불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어느 날 문득, 천사의 깃털처럼 느껴졌다. 그때 나는 이 작품을 ‘첫사의 깃털 리스 무드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아이디어스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아마도 그동안 판매한 작품 중에서 오르골보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예쁘고, 간편하고, 부담 없는 가격. 사람들은 그 안에 담긴 감성을 좋아해주었다.

작품이 하나둘 팔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날그날 만든 작품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연말 코엑스에서 열리는 ‘K-핸드메이드 페어’ 참여 제안이었다. 창업지원금도 받은 상태였고, 크게 망설이지 않고 수락했다.

그런데 나는, 전시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그때는 잘 몰랐다. 11월 중순쯤 전시 준비를 시작했고, 행사는 12월 초였다.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렀다.

제품 기획도, 판매 구성도 없이
나는 그저 ‘지금 만들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어설프고 미흡한 첫 전시가 시작됐다.

매대에 작품들을 진열하고
"이 정도면 다 팔리겠지"
막연한 자신감 하나로 4일간 전시에 나갔다.

생각보다 판매는 많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이게 뭐예요?"
지나가던 사람들이 물을 때면
나는 꽃이 달린 오르골을 돌려 보여주며
"오르골이에요," 라고 답했다.

호기심 어린 눈빛.
그리고 “DIY 키트는 없나요?”라는 질문도 들렸다.
그 자리에서 나는 생각했다.
아, 이 제품은 키트로도 가능하겠구나.

그날, 작품에 흥미를 가진 기자님이 다가왔다.
나는 꽃을 활용한 이유와,
꽃이 누군가의 일상에 닿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고,
그분은 내 이야기를 예쁘게 담아 기사로 실어주었다.

짧은 준비 기간, 미숙한 전시,
어수선했던 첫 경험이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게
내 브랜드의 첫 울림이었다.

그 후로 3년간,
나는 매년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 전시에 나갔다.
작품은 점점 퀄리티가 높아졌고,
기획력도, 전시 준비도 차츰 나아졌다.

그 과정을 겪으며 나는 알게 됐다.
나는 매년,
조금씩 조금씩 한 브랜드의 대표가 되어가고 있었다는 걸.

지금, 몇 년 전 내 작품 사진을 보면
부족하고 어설픈 구석이 참 많다.
그런데도 그 작품들을 사주신 분들.

그분들은 아마
그 어설픔마저도 예쁘게 봐주신 분들일 거다.

생각해보면,
이 모든 시작은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결국 고객과 더 가까운 접점을 만들고,
내 손끝에서 전해지는 마음을 공유하는 일로 이어졌다.

결국, 그게 브랜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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