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나는 파울료 쿄엘료님의 연금술사 이야기를 좋아한다. 피라미드 어딘가에 있는 보물을 찾아 떠나는 순례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주인공인 산티아고가 자신의 운명을 마주하는 이야기,
결국 우리가 찾는 보물을 찾아 멀리 떠나지만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내 안에 있다는 메세지를 담은 이야기를 담고있다.
다니고 있던 플라워 아카데미를 그만두고 나는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지냈다. 나는 남들보다 손재주가 좋아서 화훼장식기능사를 6개월도 안되서 필기, 실기를 독학으로 땄다. 하지만 현실에서 플로리스트로 일하면서
단순히 꽃을 파는 꽃집은 시장성이나 시든다는 한계점, 그리고 그때까지만해도 우리나라의 인식은 꽃은 단순히 선물성이 강해서 꽃집은 내게 그렇게 좋은 사업아이템이 아니었다. 꽃집에서 일하면서 들었던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꽃을 "예쁜 쓰레기" 라고 이야기 하는 어떤 고객님의 이야기였다.
나는 매일 꽃을 다루면서도 꽃을 좋아했다. 플로리스트는 보기엔 예쁘고, 여성스러운 직업처럼 보이지만 새벽 꽃시장을 다니며 꽃을 사입하는일은 그만한 체력을 필요로하고, 꽃을 사와서 각 꽃에맞는 가시제거, 물올림을 하는 과정, 그리고 상품을 만들고 디자인하는 업무까지 다양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그래도 6개월간의 플로리스트로 사는 시간은 그 직업에 대해 더욱 더 깊숙히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매일 꽃을 만지고 꽃을 다루고 꽃을 디자인하고, 꽃을 포장하는 그 순간순간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6개월간의 꽃집알바를 그만두고, 나는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꽃집을 하기보다 지속가능한 사업아이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나는 꽃을 다루며 디자인했던 손기술을 이용해서 조화꽃을 활용해서 붙이고 디자인해서 꽃거울, 꽃리스, 꽃조명 등등을 만들며 시간을 보냈다. 그때 마침 정부지원사업인 "생활혁신형 창업지원사업"이라는 사업이 떳고, 나는 "꽃을 활용한 인테리어소품" 이라는 주제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서류를 제출했다.
그리고 서류에 붙었다. 그 다음은 발표평가를 하라는 안내메일이 왔는데 나는 ppt를 한번도 만들어본적이 없었다. 그때는 마침 코로나가 한참 유행이어서 발표평가를 줌으로 한다고 했고 나는 발표할 내용을 정리하고 연습했다. 생전 만들어본적없는 수익구조 비즈니스모델을 정리하고, 지금은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그 땐 그걸 심사위원들 앞에서 말한다는 게 그렇게 부끄럽고 창피했다. 아직 얼어나지 않은 일을 만들고 예측하게 하겠다고 증명하는 일, 창업가의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자 첫번째 관문을 그때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발표평가를 무사히 지나왔고, 몇일 뒤 발표평가에 합격해서 "생활혁신형 창업지원'이라는 사업에 선정되어 창업을 시작했다.
다이소에서 사온 조화꽃 몇개, 그리고 스마트스토어에서 산 와이어전구와 인터넷에서 산 오르골 무브먼트와 나무상자등을 조립하고 글루건으로 붙이고 이름을 붙여서 처음 만든 작품은 "플라워 오르골 링 케이스"
그렇게 나의 수공예 창업 여정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