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되고 싶었다.
“손에 잡히는 것부터”
시작은 단순했다.
나만의 브랜드를 지금 손이 닿는 것으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거창한 비전도, 긴 로드맵도 없었다.
마치 연금술사처럼, 눈앞에 있는 것들을 조합해
작지만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내 손에 먼저 들어온 것은
와이어 전구 몇 개와 작은 조화 장미 꽃이었다.
그걸 모아 첫 번째 작품을 만들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주 아기자기한 핸드메이드 무드등이었다.
빛이 깜빡이고, 꽃이 어우러지는 그 순간
나는 비로소 처음 느꼈다.
“나도, 무언가를 만들 수 있구나.”
그 때 창작의 재미를 처음 느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창작은
곧 창업지원사업이라는 세상의 무대로 나를 끌어올렸다.
생활혁신형 창업지원사업에 지원했고,
‘꽃을 활용한 인테리어 소품 제작’이라는 주제로 선정되었다.
지원이라는 두 글자 안에
나의 설렘, 두려움, 그리고 책임이 뒤섞여 있었다.
처음 공식적으로 선보인 작품은
플라워 오르골 링 케이스였다.
그건 단순히 반지를 보관하는 상자가 아니었다.
손바닥만 한 그 케이스 안에
빛과 음악과 꽃이 담겨 있었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오르골 음악이 나온다는 것이 가장 소중했었다.
그건 ‘상품’이 아니라, 내가 만든 첫 번째 세계였다.
그 후로도 수없이 많은 날들이 흘렀다.
팔리지 않는 밤들,
손님 없는 전시회 마켓 부스에서의 긴 하루들,
버티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여야 했던 순간들.
그 모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건
다시 손끝으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팔리지 않아도 만들고, 만들고싶어서 만든,
흔들려도 다시 손을 움직였던
그 5년간의 기록이다.
나는 작가였고, 창업가였으며,
동시에 감정을 그리는 작가였다.
지금도 여전히 완벽하진 않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 모든 시간 속에서
내 손끝은 나를 지탱하는 뿌리가 되어주었다.
《손끝의 일기》는 그런 시간들의 조각이다.
그리고 이 조각들이 누군가의 오늘을 붙잡아줄 수 있다면, 좋겠다. 이제는 과거가 되었지만,
순간순간이 행복했던 나의 스몰브랜드 창업기,
누군가의 작은 시작에 작은 용기를 더해주는 메세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이야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