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 작가로서의 첫 입문
-
지원사업에 통과하고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사업자등록을 하는 일이었다.
상품 자체가 하나하나 수공예로 제작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제품을 만들고 판매할 곳이 필요했다.
나는 국내 핸드메이드 플랫폼인 아이디어스 작가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만든 작품은 ‘멜리아장미’라는 이름의 장미였다.
조화꽃을 활용해 꽃잎을 하나하나 손으로 붙여서, 더 크고 풍성한 장미를 만드는 기법이었다.
그 꽃 속에 와이어 전구를 넣어 은은하게 빛나는 무드등으로 만들고, 그 꽃을 상자위에 붙여 작은 보석함으로 완성했다.
시범용으로 만든 작품들은 친구들에게 직접 쓴 편지와 함께 택배로 보냈다.
친구들은 예쁘다며 칭찬해주었지만, 아이디어스에서는 상품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첫 지원은 아쉽게도 심사에 통과하지 못했다.
그때부터 고민이 깊어졌다.
좀 더 창의적이고, 나만의 마음이 담긴 작품은 없을까?
며칠 내내 그 생각만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 서칭을 하다가 우연히 ‘오르골 무브먼트’라는 것을 발견했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워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야 했다.
나는 오르골을 주문하고, 여닫이가 가능한 나무 상자도 함께 구입했다.
오르골 + 꽃 + 나무 상자 이 세 가지를 조합해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처음 받아본 나무 상자는 이어져 있지 않아서 경첩부터 다시 구입해 직접 연결했다.
오르골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작동하게 할까? 고민하다가, 나무상자에 구멍을 뚫어 오르골 손잡이가 밖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그 위에 동그란 나무판을 붙이고, 어떤 꽃이든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상자 안에는 사이즈에 맞춰 거울도 붙였다.
그렇게 해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됐다.
보석함, 오르골, 꽃, 무드등 네 가지 기능을 가진 나만의 첫 번째 오르골 꽃상자였다.
상자 위에는 어떤 꽃이든 올릴 수 있고, 안에는 다양한 음악의 오르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때 나는 정말 설렜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오르골 꽃상자가 내 손끝에서 완성되었구나.
나는 그 제작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다시 아이디어스 작가 신청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서류 통과!
그렇게 나는 아이디어스 작가로 첫 입문을 하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한 일은 사무실을 구하는 일이었다.
매일 작품을 만들고 출근할 공간이 필요했기에 작은 사무실을 얻었다.
그곳에서 내가 만든 규격에 맞는 나무 상자를 중국 제조업체에 맞춤 제작하고,
오르골 무브먼트도 다양한 음악으로 대량 구매했다.
초기에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며 손기술을 체화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하루하루 나무의 질감을 느끼고, 꽃을 올리고, 오르골을 돌리며,
작품 한 점 한 점에 내 마음을 담는 시간이었다.
인스타그램에 조금씩 작품 사진을 올리기 시작하자, 어느새 사람들의 관심이 생겼다.
“다른 색상의 꽃도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서, 나는 점점 수공예 작가로서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 깨달았다.
단순히 글로만 마음을 쓰는 게 작가는 아니구나.
손끝으로도 마음을 담은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그렇게 나는 매일, 손끝으로 작은 일기를 쓰듯 작품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
'손끝의 일기'는 바로 그런 나의 이야기다.
손끝의 감각으로 마음을 담아낸 작은 기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