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에 있는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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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말로설명 안 되는 공포감이 훅 올라올 때가 있다. 사는 일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요 며칠 지나가다가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을 여러 번 봤다.
로드킬 당한 쥐, 새
끔찍하고 안타까운 일이었다.
공황장애에 걸렸을 때 숨이 멎을듯한 죽음의 공포가 종종 올라올 때가 있었다. 이런 공포는 종종 혼자 있을 때 아픈 날, 속에 있는 걸 다 게워낼정도로 토할 때 이러다가 숨이 멎어버리면 어쩌나 싶을 정도의 공포감이 들기도 한다.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인간의 삶은 잘 끝내는 일이 더 중요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삶은 문밖에 죽음을 두고 사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매일을 함께 하는 햄스터의 짧은 수명을 걱정하는 일도, 언젠가 다가올 이별을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하며, 바로 내일의 일도 모르는 나의 삶이 오늘따라 애틋함과 잔잔한 공포감과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삶이 때때로 죽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가 있는데, 내가 공황장애에 걸렸을 때처럼 숨이 멎을듯한 공포감은 아니었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끝을 향해 가는 사람일까, 우리는 모두 살아있지만 문밖에 죽음을 두고 사는 존재들인데, 그럼 나의 오늘은, 건강히 숨 쉬고 아픈 곳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오늘은 어쩌면 너무나도 감사하고 소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안타까운 부고의 소식들,
스스로 생을 포기한 사람들의 소식들까지,
어쩌면 그들은 문밖에 있는 죽음에게 남들보다 조금 일찍 문을 연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삶이란, 이렇듯 때때로 애틋하고, 죽을 만큼 고통스러우며, 숨 멎을듯한 공포감이 있는 날을 지나며
그렇게, 그렇게 끝이 있는 길을 걸어가는 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