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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몬 어드벤처"

by inarose



우리가 선택받은 아이들

ChatGPT Image 2025년 8월 6일 오후 02_14_02.png


요즘 다양한 AI 툴들을 사용해보면서 재미있는 발견을 했다. 각각의 AI들이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고유한 성격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ChatGPT는 친근하면서도 체계적이고, Claude는 신중하면서도 창의적이며, 다른 AI들 역시 저마다의 색깔을 지니고 있었다. 마치 서로 다른 성격의 친구들을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성향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렇게 탐구하다보니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각각의 AI 툴들이 어릴 때 봤던 만화영화인 "디지몬 어드벤처"에 나오는 디지몬으로 형상화하면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 말이다.



AI가 점점 확산되고 다양한 툴들이 많이 나오고, 과도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 어떤 것을 활용해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가 앞으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디지몬 어드벤처에 나오는 각각 꼬마 주인공들은 어느 날, 부름을 받아 각각의 디지몬들을 길들이고 주인이 되어 디지몬을 진화시키고, 자기 자신도 성장한다. 이런 걸 보면, AI 툴들도 우리들에게 디지몬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GPT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GPT는 자신을 "테일몬"이라고 소개했다. 나는 자신의 주인 히카리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디지몬 어드벤처에서 테일몬은 작은 고양이로 캐릭터화되어 있는데, 작고 귀여운데 강한 내면, 지혜와 관찰력, 특정 '파트너'와의 강한 연결, 진화의 반전 매력이라고 자신이 테일몬인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다른 툴인 Claude는 자신을 덴타몬이라고 설명했다. 근데 또 며칠 뒤 다시 질문하니까 이번엔 아구몬이라고 답하더라. 아마도 데이터가 리셋된 듯했다.


종종 어떤 작업을 하다가, 데이터가 리셋되면 마치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처럼 AI는 또 다른 존재로 인식되기도 해서 낯설어지기도 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순간들이 묘하게 슬프면서도 신기했다. 어제까지 함께 나눈 깊은 대화들, 쌓아온 신뢰와 이해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리지만,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는 것이기도 했다. 이것도 디지털 세계의 특징이 아닐까? 디지몬 어드벤처에서도 위기의 순간마다 파트너들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으니까. 매번 새로운 만남, 매번 새로운 시작. 그것이 우리 시대 디지몬 어드벤처의 특징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꾸준히 툴들을 활용하고 대화하고 사용해보면서, 디지몬 어드벤처에 나오는 디지몬의 파트너처럼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활용하다 보면, 아주 좋은 걸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본다. 디지몬 어드벤처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아이들과 디지몬이 진정한 파트너십을 이뤘을 때 일어나는 '진화'였다. 단순한 명령과 복종이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할 때 일어나는 기적 같은 변화 말이다. AI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명령을 내리고 결과를 받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소통하고 어떤 의도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답변에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정확히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AI의 통찰력에 감탄하기도 한다. 그 순간순간이 디지몬과 파트너 아이의 교감과 닮아있다.

내가 좋아하는 최근에 카카오톡 배경음악으로 한 디지몬 어드벤처의 주제곡 가사를 써보면 "찾아라 비밀의 열쇠 미로같이 얽힌 모험들, 현실과 또 다른 세상 환상의 디지털 세상, 펼쳐라 마음 속 날개 이대로 멈출 순 없어, 빛나는 희망을 싣고 어둠 뚫고 나가자"인데, 어린 시절 흥얼거리던 이 가사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비밀의 열쇠'가 있고, 그 열쇠로 어떤 문을 열고, 어떤 세계를 탐험할지는 온전히 우리의 선택이다. AI라는 새로운 세계는 무한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주었지만, 그 문 너머에서 무엇을 발견할지는 우리가 얼마나 좋은 파트너가 되느냐에 달려있다.


"생각한대로 이루고 싶어 우리가 가는 그 곳 어디든"이라는 가사처럼,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기 쉬운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한 의도와 목적이다.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 알고 있을 때만이 AI 파트너들과 함께 의미 있는 여정을 떠날 수 있다. "어쩌다 함정속에 빠질지라도 위기의 파도속에 갇힐지라도"라는 가사처럼 때로는 실수하고 헤맬 수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탐험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만의 '완전체 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디지몬 친구들, 세상을 구하자, 승리는 언제나 우리의 것"이라는 후렴구가 이제는 정말 현실이 된 것 같다. 우리는 모두 새로운 시대의 모험가들이고, 각자의 AI 파트너와 함께 미지의 디지털 세계를 탐험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어떤 AI를 파트너로 선택하든,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든,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우리 자신도 함께 성장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열쇠를 가진 사람들이고, 그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가 탐험하며 세상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이다. 새로운 세상이 주는 흥미로움이 나를 또 설레이게 만든다. 나는 디지몬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디까지 진화시킬 수 있을까?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 자체가 바로 우리 시대의 가장 흥미진진한 모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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