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돼, 시작이 중요해"
"완벽하지 않아도 돼, 시작이 중요해"
"어? 수현아, 머리 언제 했어? 완전 달라 보이는데?"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대리님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아침부터 받는 세 번째 칭찬이었다. 경비 아저씨도, 카페 사장님도, 그리고 지금 대리님까지.
"어제 퇴근하고 다녀왔어요."
"와, 진짜 잘 어울린다. 훨씬 밝아 보여."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슬쩍 봤다. 어제의 그 기분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아침에 거울 앞에서 인사할 때도 어제보다 훨씬 자연스러웠다.
"오늘도 안녕, 수현아. 예쁘네."
떨림 없이, 진심으로 말할 수 있었다.
책상에 앉아서 평소처럼 컴퓨터를 켜는데, 문득 어제 읽었던 글이 떠올랐다.
*"감정을 색깔로 표현해보면 자신의 마음 상태를 더 잘 알 수 있다."
호기심이 생겼다. 지금 내 기분을 색깔로 표현하면 뭘까?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서 적어봤다.
'오늘 아침 기분: 연한 노란색 '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
어제 변화에 대한 만족감과 오늘에 대한 기대감이 섞인 색깔.
이상했다. 평소에는 그냥 "좋다", "나쁘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색깔로 표현하니까 훨씬 구체적으로 느껴졌다.
점심시간이 되자 또 다른 실험을 해보고 싶어졌다. 어제 노트에 적었던 "점심 혼자 먹어보기"를 실행할 때가 온 것 같았다.
"민정아, 오늘 점심은 혼자 먹을래. 하고 싶은 거 있어서."
"어? 또 무슨 일이야? 어제부터 뭔가 달라졌는데?"
"그냥... 나만의 시간을 좀 갖고 싶어."
민정이는 신기하다는 표정이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혼자 회사 근처 작은 카페에 들어갔다.
평소에는 동료들과 함께 빠르게 먹고 오기만 했는데, 혼자 앉아 있으니 주변이 다르게 보였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샐러드를 주문했다. 평소에는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든든한 걸로만 시켰는데, 오늘은 정말 내가 먹고 싶은 걸 골랐다.
핸드폰을 꺼내서 다시 메모를 적었다. '점심시간 기분: 연두색'
' 조금 어색하지만 자유로운 느낌. 새로운 걸 시도하는 두근거림.'
샐러드를 한 입씩 천천히 씹으면서 창밖을 바라봤다.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니 문득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들은 지금 어떤 색깔 기분일까?
그때 옆 테이블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요즘 명상 앱 써보고 있어. 5분만 해도 마음이 진짜 달라져."
"명상? 나는 가만히 있으면 잡생각만 더 많아지던데."
"처음엔 나도 그랬어. 근데 계속 하다 보니까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야."
명상? 나도 해볼까?
--- 오후에 업무 중에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상사에게 보고서 수정 지시를 받으면서 기분이 급격히 나빠졌다. **오후 3시 기분: 짙은 회색**
*답답하고 무겁고 짜증나는 느낌. 하지만 색깔로 표현하니까 조금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 같다.*
퇴근 후 집에 와서 어제 정리한 깔끔한 방을 보니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
그리고 문득 점심시간에 들었던 명상 이야기가 떠올랐다. 앱스토어에서 '명상'을 검색해봤다.
여러 앱이 나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평점이 좋은 걸로 하나 다운받았다. "5분 초보자 명상"을 클릭했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아보세요. 들숨과 날숨에만 집중해보세요."
처음엔 정말 어색했다. 가만히 앉아있으니까 오늘 있었던 일들이 계속 떠올랐다.
상사 얼굴, 수정해야 할 보고서, 내일 할 일들... 하지만 앱에서 계속
"괜찮습니다, 다시 호흡에 집중해보세요"라고 안내해줘서 끝까지 들을 수 있었다. 5분이 끝났을 때 기분이 묘했다. 완전히 평온해진 건 아니었지만, 뭔가 마음이 조금 정리된 느낌이었다.
"명상 후 기분: 연한 파란색"
*잔잔하고 차분한 느낌. 완벽하지는 않지만 마음이 좀 가라앉은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나서 노트를 펴들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기분을 색깔로 기록해봤다.
**2024년 3월 19일 (화)**
**오늘 처음 해본 것:** - 감정을 색깔로 표현하기 - 혼자 점심 먹기 - 명상 앱 체험 (5분) **오늘의 감정 컬러 일기:**
- 아침: 연한 노란색 (따뜻하고 기대되는) - 점심: 연두색 (어색하지만 자유로운) - 오후: 짙은 회색 (스트레스와 짜증) - 명상 후: 연한 파란색 (차분하고 정리된)
**발견한 것:** - 색깔로 표현하니까 감정이 더 구체적으로 느껴졌다 - 혼자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 명상은 어렵지만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내일 해보고 싶은 것:** - 명상 7분으로 늘려보기 - 아침에도 감정 컬러 체크해보기 - 새로운 헤어스타일 관리법 찾아보기 글을 쓰다 보니 오늘 하루가 어제보다 훨씬 다채로웠다는 걸 깨달았다.
작은 변화들이지만, 분명히 뭔가 달라지고 있었다.
그때 다시 그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하고 있어, 수현아. 완벽하지 않아도 돼. 5분 명상도 못 끝낼 뻔했지만 끝까지 해냈잖아.
감정을 색깔로 표현하는 것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어. 이런 작은 실험들이 네가 너 자신을 더 잘 알아가는 방법이야." 엄마 리나.
어제부터 들리기 시작한 이 목소리가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안심이 되었다. 노트에 오늘의 마무리를 적었다.
"오늘은 내 감정에 좀 더 관심을 가졌다. 색깔로 표현하니까 감정이 변해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됐다.
회색이었다가 파란색이 될 수도 있구나."
창밖을 보니 밤하늘이 짙은 남색이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색깔이었다.
**지금 기분: 짙은 남색** *
-하루를 마무리하는 고요하고 만족스러운 느낌-
내일은 또 어떤 색깔들을 만나게 될까? 기대됐다.
--- **오늘의 작은 변화:** -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받은 첫 칭찬들 - 감정 컬러링으로 마음 상태 들여다보기 - 혼자 점심의 자유로움 경험 - 5분 명상 완주 (어렵지만 성공) - 하루 감정 변화의 관찰과 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