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것들
7화. 길 위에서 만난 것들
아론은 날았어요.
바람을 타고, 천천히, 꾸준히.
수평선을 향해 나아갔어요.
처음엔 괜찮았어요.
바람은 부드러웠고, 하늘은 맑았고, 날개도 잘 버텨주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몸이 무거워졌어요.
왼쪽 날개가 욱신거리기 시작했어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자.'
아론은 이를 악물고 날았어요.
그런데 점점 힘들어졌어요.
날갯짓이 느려졌어요. 고도가 낮아졌어요.
결국 아론은 작은 섬 위로 내려앉아야 했어요.
풀밭 위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숨이 가빴어요.
'아직 멀었는데. 벌써 지치다니.'
마음이 조급해졌어요.
그때, 작은 목소리가 들렸어요.
"괜찮아?"
고개를 들어보니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있었어요.
날개에 파란 무늬가 있는 작은 나비.
"…응. 그냥 좀 쉬는 중이야."
나비는 아론 곁에 가만히 앉았어요.
"어디 가는 길이야?"
"저 멀리. 빛이 보이는 곳."
"아, 그곳."
아론은 눈을 크게 떴어요.
"알아? 거기가 뭔지?"
나비는 날개를 천천히 접었다 폈어요.
"직접 가본 적은 없어. 하지만 많이 들었어. 저 너머엔 아주 아름다운 곳이 있대. 상처 입은 존재들이 쉴 수 있는 곳."
"정말?"
"응. 그래서 가는 거 아니야?"
아론은 가만히 생각했어요.
왜 그곳에 가고 싶은지, 사실 자기도 잘 몰랐어요.
그냥 빛이 보여서. 그냥 가보고 싶어서.
그게 다였어요.
나비는 말했어요.
"이유 없어도 괜찮아. 가고 싶으면 가는 거지, 뭐."
아론은 피식 웃었어요.
"넌 참 가볍게 말하네."
"나비라서 그래. 무거우면 못 날거든."
나비도 웃었어요.
"너도 그래봐. 생각 너무 많이 하지 마. 날개는 가벼워야 잘 날아."
아론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맞는 말 같았어요.
아론은 너무 조급했어요. 빨리 가야 한다고, 쉬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었어요.
'천천히. 거북이도 그랬잖아.'
아론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어요.
오늘은 여기서 쉬어도 괜찮아. 내일 다시 날면 돼.
그날 밤, 아론은 작은 섬에서 잠들었어요.
나비가 곁에 있었어요.
바람이 불어와 아론의 깃털을 어루만졌어요.
"잘하고 있어."
바람이 속삭였어요.
아론은 눈을 감은 채 작게 미소 지었어요.
다음 날 아침.
아론은 눈을 떴어요.
몸이 한결 가벼웠어요. 왼쪽 날개도 어제보다 덜 아팠어요.
나비가 말했어요.
"가는 거야?"
"응. 이제 갈게."
"잘 가. 분명 도착할 수 있을 거야."
"고마워."
아론은 날개를 펼쳤어요.
그리고 다시 날아올랐어요.
수평선 너머, 빛을 향해.
이번엔 조급하지 않았어요.
천천히, 꾸준히.
자기 속도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