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온실. 돌온실의 남자

— 준혁의 이야기 · 버섯 셀리

by 시더로즈

유리온실 외전

— 누군가의 온실, 누군가의 셀리



"모든 사람에게는 온실이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은, 자기 온실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첫 번째 온실. 돌온실의 남자



— 준혁의 이야기 · 버섯 셀리



준혁은 울지 않는 사람이었다.

정확히는, 울 수 없는 사람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말했다. "남자는 울면 안 된다." 그 한 마디가 수도꼭지를 잠갔다. 이십 년이 넘도록 준혁은 그 꼭지를 열지 못했다. 할머니 장례식에서도, 첫사랑에게 차였을 때도,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도. 눈물이 올라오면 이를 악물었고, 악문 자리에 딱딱한 것이 쌓였다.

준혁의 온실은 돌로 되어 있었다.



발견한 것은 야근 후 새벽 두 시, 회사 건물 지하 주차장이었다.

늘 주차하던 기둥 옆에 문이 하나 있었다. 어제까지 없던 문. 콘크리트 벽에 달린, 녹슨 철문.

안에는 돌로 된 방이 있었다. 천장도 벽도 바닥도 돌. 빛이 없었다. 완전한 어둠. 하지만 이상하게 무섭지 않았다. 어둠이 오히려 편했다. 세상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 강해 보여야 할 필요가 없는 곳.

바닥 한가운데, 돌틈 사이에 무언가가 있었다. 빛이 없는데도 희미하게 보이는 것. 스스로 빛을 내는 것. 작은 버섯이었다.

준혁은 웃었다.


"꽃도 아니고 버섯이라니."


하지만 그 버섯은 아름다웠다. 갓이 반투명했고, 안쪽에서 푸른빛이 돌았다.

깊은 바다 밑바닥의 생물 같은 빛. 어둠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빛.

준혁은 그 뒤로 가끔 돌온실을 찾았다.

울지는 못했다. 대신 어둠 속에 앉아 숨을 쉬었다. 그것만으로도 버섯은 자랐다. 준혁의 거친 숨결이 돌 사이에 습기를 만들었고, 버섯은 그 습기를 먹고 조금씩 커졌다.

비가 내리지 않는 온실이었다.


준혁은 울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돌 사이에 이슬이 맺혔다.

눈물까지는 아닌, 눈물 직전의 것. 목 안쪽이 뜨거워지는데 눈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 그 막힌 것들이 돌벽에 이슬로 맺혔고, 이슬이 돌틈을 타고 흘러 버섯의 뿌리에 닿았다.

어느 날 준혁은 버섯 옆에 앉아 말했다.


"나 사실은 무서워."


처음 해보는 말이었다. 아무에게도 한 적 없는 말. 어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


"회사에서 잘릴까 봐 무서워. 혼자 사는 게 무서워.

아무도 나한테 괜찮냐고 안 물어보는 게 무서워. 근데 괜찮냐고 물어보면 뭐라 해야 할지 모르는 것도 무서워."

돌벽에 금이 갔다. 가느다란 금 하나. 거기서 빛이 들어왔다. 아주 작은 빛. 하지만 이십 년 동안 닫혀 있던 돌 안에 들어온 첫 번째 빛이었다.

준혁은 그 빛을 보며 울었다.

이십 년 만에.


돌온실에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대신 준혁의 눈물이 돌바닥 위에 고여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버섯이 그 웅덩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물을 마시려는 것처럼.

준혁은 울면서 웃었다.


"너도 목말랐구나."


그날 버섯의 갓이 두 배로 커졌다. 푸른빛이 온실 전체를 비출 만큼 밝아졌다. 돌벽에 버섯의 빛이 부딪혀 무늬를 만들었다. 별자리 같은 무늬. 준혁은 그 무늬를 보며 생각했다.

어둠 속에도 별이 있구나.


울지 못하는 밤에도, 빛나는 것이 있구나.


준혁은 버섯에게 이름을 짓지 않았다. 아직은.

하지만 "거기 있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출근 전에 지하 주차장을 지나며 돌문 쪽을 보고, 속으로.

거기 있어. 그 말만으로도 충분한 날이 있었다.

버섯은 어둠 속에서 묵묵히 빛나고 있었다.

준혁을 기다리며. 준혁의 다음 눈물을 기다리며.

서두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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