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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다"

by inarose





작가가 꿈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본업에서 "작가님"으로 불리는 일을 하고 있다. 핸드메이드 수공예 작가로 일하면서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얻게 되었다.


내가 주로 글을 써야만 했던 때는 숨 쉬고 싶을 때였다.

말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들이 안에서 얽히고 섞여 있을 때 눈물로 해소하거나 그렇게 해도 하지 못한 내면의 해소되지 않은 감정들을 여기저기 남겨두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매일매일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건 1인 창업을 하고 대화할 사람도 힘든 걸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을 때였다. 평소에 책을 읽고 산책을 하고 영화를 보고 친구들을 만나고 이렇게 보내곤 했는데

그걸로도 되지 않는 내면의 감정의 잔여감이 남을 때가 있다.


말할 곳이 필요했다. 그냥 겉도는 스몰토크가 아니라, 숨 쉬듯 내뱉어지는, 마치 물고기가 물속에서 숨 쉴 아가미가 필요한 것 같은 느낌으로, 나는 숨 쉴 곳이 필요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매우 솔직하고 직설 적인 성격이지만, 어느 순간부턴가 솔직함이 독이 되는 걸 느끼고 나서부터 침묵을 더 가까이하게 되었다. 그럴 때 SNS에 쓰는 나의 솔직한 발언들은 종종 사람들의 많은 좋아요를 얻으며 공감을 얻기도 했고, 그에 달린 댓글로 소통 아닌 소통을 할 수 있었다.


말하지 못했지만,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일, 그게 글을 쓰는 일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꾸준히 숨쉬 듯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삶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공감을 얻고 사람들이랑 소통을 하고,

물론 여전히 현실에서는 침묵을 하는 시간들이 더 많고, 친구들을 만나면 깊은 대화를 하는 일이 적어져도

나의 깊은 이야기를 숨쉬 듯 적어내고, 누군가 그걸 받아 공감해 주는 글 쓰는 일이 참 좋았다.


"작가님"이라고 불리는 일이 나를 진짜 작가의 세계로 인도해 주는 느낌이랄 까,





숨쉬 듯 뱉어내는 글쓰기가 나를 더 좋은 곳으로 인도해 준다면 좋겠다.

그리고 이 글이 흘러 흘러 나아가 누군가를 만나고 공감하고 섞여 태양과 만났을 때,

반짝이는 윤슬처럼 빛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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