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이면, 나를 생각해 줘요, "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비 오는 날 우비 입고 오르는 산, 가볍게 입고 비 맞으며 뛰는 러닝,
그리고 쓰고 있던 우산을 접고 내리는 비를 흠뻑 맞는 일,
20대 때 비 오는 날 전철역에 내려서 가지고 있던 우산을 전철역에 놓고 비를 맞으면서 집에 걸어간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럴 때 종종 누군가 와서 우산을 씌워 주거나, 낯선 사람이 쫓아오기도 했다.
종종 우스개 소리로 비 오는 날, 비 맞으면서 귀에 꽃만 꽂으면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하는 말이
비 오는 날은 사람이 평소보다 감성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느낌이라서,
예상치 못한 일들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나는 아무래도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다. 울고, 웃고, 슬프고, 기쁘고 감정이 다채롭고 나의 느낌으로 세상에 일들을 다양하게 인식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비 오는 날 비를 맞는 일은, 자유로움이다.
비 오는 날 생기는 물 웅덩이를 모르고 밟아도, 이미 맞은 비로 인해 거슬리고 화낼 이유가 없고,
지나가는 차가 웅덩이를 지나가며 물을 끼얹고 가도, 웃으며 지나갈 수 있다.
"인생을 산다는 건, 비 오는 날 우울해하는 게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거야 말로 자유로운 삶이 아닐 까?
날씨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물론 필요에 의해 우산을 쓰고 비를 피해 실내에만 있을 수도 있겠지만, 빗속에서 춤추는 삶이라, 삶을 좀 더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비 맞는 걸 좋아하는 나는, 이런 취향이 나의 재능이자 장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비가 와서, 우울한 게 아니라 비 오니까 더 감성적으로 이 날을 즐기며 지나갈 수 있으니
얼마나 자유로운 삶인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삶, 나는 좀 더 내 취향대로 자유로운 삶을 위해 오늘도 비 오는 장마철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