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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커밍제인 Aug 14. 2024

LOVE

"존재만으로"








햄스터 두 마리를 키운다. 

사무실 근처에 새와 물고기를 판매하는 곳이 있는데 종종 새를 구경하러 간다.

어느 날 새를 구경하러 간 날, 리빙박스 안에 여러 마리가 엉켜있는 햄스터를 봤다.

다섯여섯 마리가 리빙박스 한 곳에서 지내려니 그곳이 참 좁아 보이고,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햄스터를 쥐라고 생각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무료분양이라고 한 마리 데려가서 키우리는 말에, 호기심에 암 수 한 마리씩을 데려오게 되었다. 혼자 지내서 적적하기도 하고, 그래서 두 마리를 데려오게 되었다.

근데 한 집에 두 마리를 키우니까, 두 녀석이 계속 싸우기 시작했다. 찾아보니까 햄스터는 혼자 지내는 걸 더 좋아하고, 강한 아이가 약한 아이를 배고프면 잡아먹기도 한다는 말에 집을 하나 더 두고 따로따로 키우고 있다. 지금은 아이들을 데려온 지 7개월 정도 지났다. 처음엔 손에 올려두는 것도 무섭고,

서로 적응을 못했었는데 계속 만지고 손에 올려두니 나를 가족으로 인식했는지 이제 도망가지도 않고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면 빼 꼼 하고 톱밥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햄스터는 야행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밤만 되면 쳇바퀴를 돌린다.

처음에는 그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는데, 원래 야생 서식지에선 넓은 사막을 하루에 몇십 킬로씩 달리는 아이들이 이 작은 상자 안에서 살려니 얼마나 답답할 까 생각하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매일매일 햄스터들과 지내면서 내게 변한 게 하나 있다.

집에 있을 때 혼자 보내는 시간에, 늘 햄스터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되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화기애애하고 행복해졌다. 햄스터 물 갈아주는 일, 어지럽혀져 있는 집을 정리해 주는 일, 우울하고 울적한 날엔 햄스터를 손에 올려서 눈을 마주치고 쓰다듬어 주는일, 이젠 이 일이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휴대폰에도 온통 햄스터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가득 찼다.

과일이나 채소를 안 먹다가도, 햄스터랑 같이 먹을 생각으로 한번 더 먹게 되고, 햄스터들과 나누어 먹는 게 너무 재미있고 행복해졌다.


종종 햄스터들에게 눈을 마주고 "사랑해"라고 말한다. 그럼 이 아이들이 그 말을 꼭 알아듣는 기분이다.

혼자 있으면 이런 이야길 할 일이 별로 없을 텐데, 일상 속에서 이 아이들과 함께하고 나선,

사랑해라고 이야기하면서 마음이 생기가 돋고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사랑은 어느 세 내 일상 속에 스며들 어 나의 일부가 되어가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존재만으로" 기쁨과 사랑을 느끼 게 해주는 그런 존재, 

내게 와준 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겨야지,

사랑하고 고마워. 나의 가족이자 친구인 햄스터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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