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커밍제인 Aug 22. 2024

LIFE

"역경의 반대말은 경력"









-



약 한 달을 꼬박 준비하던 이사를 했다.

전에 살던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조용한 동네에 공기도 좋고, 가장 좋은 건 창문 밖에 뷰가 절이다.

나는 도심이 아래로 훤히 내다보이는 곳보다 조용하고 한적한, 자연친화적인 장소를 좋아한다.

맑은 공기는 머리를 맑게 해 주고,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내게 더욱더 친근한 장소다.

짐 정리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버렸다. 그동안 쌓인 집안에 묵은 때들, 청소업체를 부를까 고민도 했는데,

이왕정리하는 거 직접 짐 정리 겸 집 청소도 함께했다.

그동안 집안 곳곳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버리고 오래 묵은 때들을 닦고 닦고 또 닦았다.

그동안신경 쓰지 않고 지냈을 땐 몰랐는데 여기저기 지저분한 곳이 참 많았구나, 청소하고 나니 정말 후련하고 개운했다. 그리고 짐을 뺀 장소를 보니, 직접 정리하고 청소한 것이 뿌듯하고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새로운 곳에 짐을 풀고, 구분해서 들어가야 할 곳에 정리를 해두고 이사 첫날은 일찍 잠에 들었다.



-




이사를 생각할 땐, 처음에 이 많은 짐을 언제다 싸나, 이 많은 것들을 언제 치우나, 앞날이 막막했는데

생각을 거두고 하나, 둘 정리하고 청소하고 버리고, 짐을 싸다 보니 그 많은 짐을 혼자 다 싸고,

이삿날 이삿짐 아저씨가 와서 짐을 다 싸놔서 편안히 짐만 옮길 수 있었다.

이삿날 비가 와서 쉽지 않은 이사였지만, 안전히 잘 마치고 나니, 뿌듯하고 마음이 든든 해졌다.

무언가, 한동안 마음을 무겁게 했던 내 일상 중 큰 일 하나를 해치운 느낌이랄 까,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 이사를 진행했던 아저씨와도 이사를 마치고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었다.


사람과 사람이 일상 속에서 다양한 이유로 마주치면서, 함께 어려운 일을 해내면 그만큼 돈독해지는 느낌이 든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서로 힘을 더해 도우면서 오늘도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그런 감정이 들 때,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님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그게 직 업이든, 돈을 주고받고 하는 일이라도 어디에서든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솔선수범하며 최선을 다하고 밝게 인사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일, 사소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닐까도 싶었다.


뮬란에 나온 기억에 나온 명대사가 있다.

"역경 속에서 피는 꽃이 가장 희귀하고 아름답다."  


삶은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의 연속이고, 때때로 어려움과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일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한발 두발 나아가서 마침내 도착하는 그 길,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아름다운 시작과 인사를 할 수 있는 그런 삶이 아름다운 삶은 아닐까 생각한다.


역경을 거꾸로 하면 경력이 된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순간순간 마다, 나는 아름다운 경력을 쌓아나가고 있다.

그 과정과정을 충실히 살아내고 그렇게 나의 빛나는 삶을 살아내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LOV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