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억"
사람의 삶을 이루는 대부분은 삶의 순간순간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주로 예전 노래를 찾아 듣곤 하는데, 특정 노래를 들으면 생각하는 사람, 순간이 있다.
노래를 들으면 서 생각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스쳐온 수많은 순간들, 사람들, 그들에게 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어 왔을까, 를 문득 돌아봤다.
예술가들이나 위인들을 보면, 살아생전에 빛을 못 보더라도, 사후에 그 사람의 철학이나 생각, 삶의 흔적들이
그를 더욱더 빛나게 하기도 하고, 후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만큼, 그 사람은 자신만의 길을 단단히 걸어갔을 것이고, 세상이나 시대에 휩쓸리지 않았기에,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의 귀감이 되고, 그 향기와 빛이 오래오래 기억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많은 정보가 난무하는 시대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고, 날이 다르게 발전하는 시대,
그리고 수많은 가십거리가 쏟아져 내려온다.
나는 왜인지, 가십거리에는 관심이 없다. 가십거리는, 사람의 입과 입이 만드는 가장 안 좋은 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글을 쓰고 생각하고 말함으로 써 세상에 엄청난 영향일 끼칠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건강하지 않은 가십은,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 째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독극물 같은 것 같다.
가십이나, 순간 떠오르는 것들은 마치 막 따른 맥주잔에 솟아오르는 거품과 같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영양가도 없고, 사람들에게 유익하지 않다.
어떤 것이든 몸소 그것을 경험하고 겪어본 사람만이 그것에 대한 정의를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것이고,
삶을 진정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몸소 살아내는 수 밖에는 없다.
그렇기에 되도록이면, 직접 겪어보고 확인한 것이 아니라면 흐르는 대로 두기로 했다. 그게 나의 정서적 건강,
사고의 확실성에도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다.
예전엔 난 왜 이럴 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분명 머리로는, 이 상황에 힘들고 저 사람은 내게 해로운 사람인데,
왜 나는 이 순간을 견뎌야 할까 무얼 위해서? 나는 그런 상황들이 나를 성장시킨다고 믿었던 것 같다.
사실, 그 순간에는 코 앞에 있는 것밖에 보이지 않아서, 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겪어봤기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한 나의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그랬나 보다. 모든 일은 다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거라고,
우리는 그것에 대해 대응하고 반응하고, 그런 방식이 변화하는 것이고, 세상이 변해갈수록 나날이 새로워기기에 삶의 방식도 변화하는 거라고,
그러고 보면, 별 의미 없는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순간엔 내게 고뇌의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에 대한 대답이 점점 더 선명해지는 것 같다.
앞서 살아온 사람들이 어려운 시간을 겪으며, 자신의 삶으로 또는 철학으로 증명해 온 인간의 삶에 필요한 건강한 생각과 삶의 방식을 우리가 보고 배우는 것처럼, 나 또한 삶을 진심으로 살아내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의 삶을 살아가고 증명해 내어, 세상에 존재하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건강하고 좋은 삶의 방식을 공유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래서 인간은 신비하고 경이로운 존재다. 늘 질문하고, 새롭게 해석하고, 나아가고자 하는 그런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