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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확행 Dec 12. 2023

현명한 부모 체크리스트

예전 매일 글쓰기 모임에서 알게 된 분께서 공유해 주신 <현명한 부모 체크리스트>를 찬찬히 살펴본다. 초등 중학년 이하에 적합하며, 고학년 이상의 경우 각자의 상황에 맞게 해석하여 체크하시면 되겠다.

스무 개 중에서 체크한 항목이 6개 이하이면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고, 12개 이상이면 조금 더 분발해야 한단다. 16개 이상이면 현명한 부모.



[현명한 부모 체크리스트]

□ 실수한 일은 한 번 더 시도하도록 용기를 준다.

□ 하루 세 번 이상 껴안아 주고, 세 번 이상 칭찬한다.

□ 아이가 부를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맞추고 거리는 최대한 가깝게 한다.

□ 이웃을 험담하지 않는다.

□ 화날 때는 마음속으로 열까지 세고 난 후 아이와 대화를 시도한다.

□ 아이 앞에서 배우자를 존중한다.

□ 같은 일로 두 번 야단치지 않는다.

□ 아이가 잠자리에 들기 전 책을 읽어준다.

□ 하루 20분, 아이와 산책을 즐긴다.

□ 아이에게 인스턴트 음식을 먹이지 않는다.

□ 또래 친구들과 놀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

□ 비싼 교육 기관에 현혹되지 않는다.

□ 아이가 보는 앞에서 빨간 신호등일 때 건너지 않는다.

□ 이웃을 만나면 먼저 다가가 상냥하게 인사한다.

□ 아이의 질문을 귀찮아하지 않는다.

□ 아이들마다 개인차를 인정한다.

□ 아이가 보내는 반응이나 신호에 민감하다.

□ 육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선별할 줄 안다.

□ 아이와 정한 원칙을 잘 지킨다.

□ 애정적이고 아이의 자율을 존중한다.





체크를 해보니 20개 중에 11개. 반성하며 더 분발해야 하는 결과이다.


□ 하루 세 번 이상 껴안아 주고, 세 번 이상 칭찬한다.

: 번은 무리다. 좀 많다.

등교할 때, 그리고 잠들기 전에 안아준다. 칭찬은 무심한 듯 시크하게. 누구보다 잘했다고 비교해야 하는 경우 그 누구의 대상은 '어른'이다. 또래와 절대 비교하지 않는다. '이런 습관은 어른들도 가지기 쉽지 않지.' '웬만한 어른보다 훨씬 낫다' 같은 느낌.  


□ 아이가 부를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맞추고 거리는 최대한 가깝게 한다.

: 아이가 방에서 "엄마!"라고 큰 소리로 부르면 "엄마한테 와서 이야기해!"라고 응수한다. 용건이 있는 사람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 방에서 자기 할 일 하면서 '엄마'를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불러재끼는 거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 화날 때는 마음속으로 열까지 세고 난 후 아이와 대화를 시도한다.

: 심호흡을 크게 하고 열까지 끝까지 다 센다. 그리고 아이의 방문을 날카롭게 노크하지 않으려고 굉장히 애를 써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 시도 해보려하는 '대화'는 백발백중 실패. 수많은 실수와 뼈저린 아픔을 통해 얻은 '뻔한 진리'다.


□ 아이 앞에서 배우자를 존중한다.

: 아이들 앞에서 서로 소리 지르지 않는 것이 '배우자에 대한 존중'의 시작이라면, 시작은 하고 있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목소리 높여 싸우는 일은 이제는 거의 없다. 일을 수습하려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지 잘 알기 때문에. 먼저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이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까지 굳이 소리 지르며  이야기할 일인가?'가 라는 의문을 제공한 사람이 패자다.


□ 하루 20분, 아이와 산책을 즐긴다.

: 불가능. 주말에나 되어야, 그것도 겨우 애걸복걸 사정해야 할 수 있는 일.


□ 아이에게 인스턴트 음식을 먹이지 않는다.

: 완전 불가능. 일주일에 한 번만 라면 먹게 하는 것도 큰 일이다. 만두, 핫도그, 치즈 스틱 같은 반조리 식품을 인스턴트 범주에 넣는다면 난 먹일 수 있는 게 과일 밖에 없다. 고학년 잼민이들은 대기업 맛을 원한다고 믿고 싶다.


□ 아이가 보는 앞에서 빨간 신호등일 때 건너지 않는다.

: 차량 이동이 적은 횡단보도 앞이었는데, 너무 기다리기에 일정이 급해서 한번 빨간 불인데 건넜다. 아이들이 두고두고 우려먹는 바람에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 행동이다.


□ 애정적이고 아이의 자율을 존중한다.

: 애정의 형태는  믿음, 인정, 지지 그리고 기다림으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공부에 있어서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부량을 소화해 내는 연습을 하고 있기에 아이에게 자율권을 많이 보장하고 있지는 못한다. 대신 '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달래며, 본인이 해야 하는 일을 참고 끝까지 해내는 것은 내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귀찮음을 이겨내고 움직이는 너를 칭찬한다.'라고 자주 이야기 해준다.

  

@Unsplash


사실 이런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망했어! 난 나쁜 엄마야!'라고 자책하지 않는다. 그러기엔 난 조금 늙은 엄마고, 눈치코치도 꽤나 생겼으며, 인생이 내 맘대로 절대 흘러가지 않음을 온 맘 다해 받아 들이고 있다. 바사삭 유리멘탈로 종종 무너질 때도 있지만 다시 툭툭 털고 일어서는 맷집도 생긴, 나는 초등맘계 고인물이다.



아이가 부모의 실수를 정확히 인지하는 나이가 되니, 아이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들이 점점 늘어난다. 이럴 땐 물러설 곳이 없다. 나의 정공법은 솔직과 진심. 나의 모자란 모습이 아이에게 보일수록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조금 나아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이는 수밖에.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은 좋은 습관으로 잘 유지할 것. 자신 있게 체크하지 못한 항목들은 조금 더 세심하게 알아채고 늘 염두에 두고 신경을 쓸 것. 아이를 사랑하는 그 진심을 자주 표현할 것.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행동과 반응 뒤에 숨은 진짜 의미를 파악하는 데 능숙한 부모. 아이를 격려하면서 잠재 능력을 꽃피울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 우리 모두 꿈꾸지 않는가? 일단 꿈을 꾸기나 해보자. 누가 아나. 들입다 열심히 애쓰다 보면 그비르무리한 부모 되어 있을 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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